전봉순 수녀의 시편묵상ㅣ제5강 시편 19편 자연과 율법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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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강 시편 19편 자연과 율법과 나


"해는 신방을 나오는 신랑 같고
용사처럼 길을 달리며 좋아하네.
하늘 끝에서 나와 다시 하늘 끝으로 돌아가니
아무것도 그 열기 앞에서 숨을 수 없네." (6-7절)

시편 19편은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첫째 부분(2-7절)은 창조(자연)에 대한 찬양 시편이며, 둘째 부분(8-15절)은 율법 찬양에 대한 교훈 시편입니다. C.S. 루이스는, 시편 19편은 시편 중에서 가장 위대한 시이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서정시라고 말합니다.

19편의 시인은 먼저 하늘을 생각합니다. 그 화려한 장관이 어떻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지 말합니다. 그 다음에 해를 말합니다. 떠오르는 해에서 신랑의 기쁨을 봅니다. 그리고 그는 해의 열기를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그 열기 앞에 숨을 수가 없습니다. 그 강렬함이 모는 것을 꿰뚫습니다. 그 다음 그는 율법을 소개합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꿰뚫고 모든 것을 찾아내는 햇빛과 같습니다. 사막에서 해를 피해 숨으려 해도 해가 모든 것을 다 찾아내는 것처럼 율법은 그의 영혼이 숨으려는 곳이 어디든지 간에 찾아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끝으로 완전한 해와 율법과는 대조적으로 시인은 자신의 드러나지 않는 잘못이 있음을 인식한다고 합니다.

해는 모든 피조물 가운데 으뜸입니다. "해는 신방을 나오는 신랑 같고 용사처럼 길을 달리며 좋아하네." (6절)

시인은 창조주와 피조물을 구분합니다. 여기에서 '태양'을 중요한 신으로 숭배한 고대인들의 신화적인 영향을 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태양이 하느님 손의 작품입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태양신을 숭배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태양을 의인화는 하지만 신격화는 하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피조물의 하나로서 해는 아침마다 어김없이 솟아올라 찬란한 아름다움과 힘을 드러내고, 어둠과 혼돈을 몰아내고, 모든 것을 드러나게 밝힙니다.

"해"는 어머니가 가지는 생명력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여성형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남성형 용사에 비유하여 쓰였습니다. '해'를 신랑에 비유한 것은 떠오르는 태양의 화사하고 싱그럽고 우아한 모습을 그려줍니다. 해는 신랑과 같은 신선한 이미지를 줍니다. 그리고 신나고 힘차게 길을 달립니다. 이것은 태양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표현입니다.

시인은 "아무것도 그 열기 앞에서 숨을 수 없다"(7절)고 합니다. 이것은 빛 앞에 모든 것이 드러나는 심판의 이미지입니다.

시인은 율법을 찬양합니다. 율법을 뜻하는 여섯 가지 용어, 곧 주님의 가르침, 법, 규정, 계명, 주님을 경외함, 그리고 주님의 법규가 나옵니다. (8-10절) 이어서 여섯 가지 율법의 특성과 효과가 나타납니다. 율법의 특성은 '완전하다', '참되다', '올바르다', '맑다', '순수하다', '진실하다' 입니다. 율법의 효과는 '생기 돋게 한다', '슬기롭게 한다', '마음을 기쁘게 한다', '눈에 빛을 준다', '영원히 이어진다', '의롭다' 입니다. 시편의 율법 체험은 율법주의는 아닙니다. 오히려 기쁘고 생기 있게 하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율법 체험은 하느님의 가르침에 대해 감사와 기쁨의 체험입니다. 더욱이 시인은 율법에 대한 체험을 금과 순금보다 보배롭고, 꿀과 생청보다 더 달다고 합니다. (11절) 율법은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그들 삶의 모든 영역을 비추는 태양과 같습니다. 마치 태양이 빛을 비추어주듯이 율법이 삶을 비추어 줍니다. 율법은 이스라엘을 생기 있게 하고, 모든 것을 드러나게 하는 심판관과 같습니다.

율법은 완전하지만 시인은 '종'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뜻 아니한 허물을 누가 알겠습니까? 숨겨진 잘못에서 저를 깨끗이 해 주소서." (13절)

시인은 하느님의 용서를 빌며 탄원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율법의 영광을 노래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부족을 느끼고 애통합니다. 시인은 태양을 보고 율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율법을 볼 때 그는 자신의 무가치함과 무의미함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주님께 용서를 청합니다. 그리고 죄에 물들지 않고 결백하도록 기도합니다. (14절)

"뜻 아니한 허물"은 시인이 부지중에 지은 죄로 이것도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숨겨진 잘못"은 7절의 "아무것도 그 열기 앞에서 숨을 수 없네"라는 내용을 반영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비의도적인 실수와 실패가 있음을 시인합니다. 그는 자신의 무지의 죄를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는 자신의 나약함을 의식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맺음말. 시편 19편은 하느님 안에서 자연과 율법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시인은 우주와 그 영광을 바라보다가 율법의 완전함을 깨닫고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느낍니다.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태양 빛의 투명함, 율법의 보배로움, 인간의 결백함이 하느님의 찬란한 영광을 드러냅니다. 생명을 주는 태양의 빛과 광채, 그리고 눈을 맑게 하고 하느님의 종을 계몽시키는 하느님의 율법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태양이 없으면 지구상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율법에 나타난 하느님의 계시의 말씀이 없으면 참된 인생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피조물인 태양의 열기 앞에 숨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듯이 율법도 인간 삶의 모든 것을 꿰뚫습니다. 그러나 창조된 그대로 순수한 자연이나 율법과는 달리 인간은 하느님의 용서와 보호가 필요합니다.

"당신 앞에 드리는 제 입의 말씀과 제 마음의 생각들이 당신 마음에 들게 하소서, 주님, 저의 반석, 저의 구원자시여." (1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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