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2. 01 [뉴스G] 16년을 이끈 메르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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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아나운서
오늘 뉴스G는 어떤 소식 준비되어 있나요?

서현아 기자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올해 정계를 떠납니다.
특유의 강인한 리더십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는데요.
세대와 이념을 넘어 폭넓은 지지층에게 사랑받아온 비결, 뉴스G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올해 9월 정계 은퇴를 예고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2005년 독일 역사상 최연소 총리이자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된 이후 4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왔습니다.
취임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 해 11월 공영방송 ARD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74%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유독 많았습니다.
여성이, 동독 출신이, 이공계 출신이 총리가 된 것은 독일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죠.
정치 노선과 관계없이 사안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다른 의견에도 세심히 귀 기울이는 포용적이고 유연한 그의 정치 스타일은 독일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취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난민위기 등 국내외 난제들을 해결하며 줄곧 위기 속 리더십을 발휘해온 모습은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요.
실용과 이성에 기반한 메르켈의 리더십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G7 정상 중 유일하게 이공계 출신인 그는 모든 사안을 의학계와 긴밀하게 협의하고,그 내용을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생각한 메시지는 비현실적인 호언장담보다 국민들에게 큰 믿음을 주었죠.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2020년 12월 9일)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590명의 생명을 대가로 치른다는 건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연말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코로나 빚’을 지고, 2년 뒤부터 갚아나가겠다”며 적자재정 필요성과 상환계획까지 밝히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근거 없는 희망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모아 현실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독일인들에게 ‘무티’, 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배려와 포용으로 신뢰를 잃지 않는 메르켈의 '무티 리더십'은 그가 독일을 넘어 세계적 지도자로 거듭나게 된 힘의 원천입니다.
그 힘은 코로나 위기에도 어김없이 빛을 발했지만, 여전히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그는 얘기하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2021년 신년사 중
“한동안 어려움은 지속될 것입니다. 이 전염병을 극복하는 방법은 꽤 오랫동안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습니다. 겨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제 독일은 포스트 메르켈 시대를 꾸려갈 새로운 리더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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