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법백문백답(書法百問百答)의 강의를 마치며
서예(書藝)란 부드럽고 탄력성이 풍부한 붓[毛筆]에 먹물을 사용하여 글씨를 쓰는 것으로, 문자 조형의 특성에 근거하여 예술의 조형미와 기법(技法)을 통해 형성된 것을 말한다. 서예는 자신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기에[書如其人] 그 사람의 학문(學文)이고, 재능이며,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자신의 흉중(胸中)에 청고(淸高)하고 고아(高雅)한 뜻이 없으면 능히 지면(紙面)에 서예를 나타낼 수 없는 것이다.
서예의 표현 수단은 회화(繪畵)나 조각(彫刻)처럼 사물의 형상을 본뜨는 것이 아니며, 문학처럼 이야기로 내면의 감정을 묘사하는 것도 아니다. 서예는 자연을 도(道)로 하고 하늘[天]과 사람[人]이 합일되는 학문이며 음양(陰陽)의 변화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붓을 운필(運筆)하는 용필(用筆)과 획(劃)을 조립하는 결구(結構), 그리고 문자를 배치(配置)하는 장법(章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예술세계이다.
용필(用筆)에서는 가벼움과 무거움[輕重(경중)], 빠름과 느림[疾徐(질서)], 강함과 유연함[剛柔(강유)], 순응함과 거스른 것[順逆(순역)], 건조함과 습함[燥濕(조습)], 취함과 흩어짐[取散(취산)], 세밀함과 거친 것[細粗(세조)], 직선과 곡선[直曲(직곡)], 일어남과 엎드림[起伏(기복)], 진함과 연함[濃淡(농담)], 연결됨과 끊어짐[連斷(연단)], 전절(轉折)과 구환반우(鉤鐶盤紆)의 운필법, 점획(點劃)의 향배(向背), 종횡(縱橫)으로 자유롭게 구사하거나 견제(牽制)하는 등의 변화무쌍함도 표현하여야 한다. 이러한 운필법으로 구사(驅使)한 작품은, 웅강(雄强)하면서도 운치와 아름다움이 있는 깊은 맛이 있어야 하며, 높은 취향과 훌륭한 내용 그리고 늠름한 기상(氣像)을 나타내어야 한다.
문자를 조립하는 결구(結構)는 점(點)과 선(線)을 취합하여 문자의 형태를 표현한다. 조형의 법칙에서도 기이함과 바름[奇正(기정)], 성김과 빽빽함[疏密(소밀)], 곧음과 굽음[直曲(직곡)], 살찜과 마름[肥瘦(비수)], 굽어봄과 우러러봄[仰俯(앙부)], 바라봄과 등짐[向背(향배)], 맑음과 탁함[淸濁(청탁)], 모남과 둥근[方圓(방원)], 돌림과 꺾음[轉折(전절)], 머묾과 움직임[留行(유행)] 등의 결구 과정을 체득하여야 한다.
문장을 이루는 장법(章法)에서는 이론(理論)과 실기(實技)를 함께 갖추어야 발전할 수 있다. 추사(秋史)가 강조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에서 ‘문자향’은 올바른 서예 학습을 부단히 연마(鍊磨)하여 얻어진 문자의 향기를 말함이고, ‘서권기’는 높은 학식과 덕(德)에서 배어 나오는 풍격높은 글씨를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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