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한국기행 - 고택의 겨울 제3부 오랜 집 오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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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130년 된 고택에는 장수 부부가 산다.
이십 대에 만나 칠십여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하고
어느덧 92살, 93살을 맞은 부부.

일곱 살 때부터 서예를 공부했다는 채병기 할아버지는
손에서 묵향이 떠나지 않는 현대판 선비다.
박정님 할머니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타고난 살림꾼.
추운 겨울에도 마당 한 켠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찬을 마련한다.

“우리 텃밭은 마트랑 다름없지.
마늘 심었지, 시금치 심었지, 파 심었지, 당근 심었지, 양파 심었지.
마트야, 우리 집안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자식 사랑에
읍에 나가 직접 들기름을 짜고
뜨끈한 화로에 조청을 녹여 강정을 만드는 박정님 할머니.

손수 흙벽에 벽지를 바르고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기를 채워가는 고택의 겨울.
오래된 집에서 백 세 인생을 가꾸는
부부의 따뜻한 겨울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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