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앵커]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보기에 휑한 탈모는 언제부턴가 나이를 가리지 않고 겪게 되는 고민이 됐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탈모가 생기는 원인과 예방법, 치료까지 모든 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안녕하세요.
[앵커]
새해 첫 주제로 탈모를 골라 봤는데 아마 많이들 보실 것 같습니다. 우선 의학적으로 질병으로 볼만한'탈모'는 어느 정도의 상태를 말하는 건지 정의를 좀 해주시죠.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모발은 하루에 보통 50-100개 정도 빠집니다. 사람마다 머리카락의 수가 다르고, 머리를 감은 날이나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적어도 3일 이상 평균을 내서 100개 이상 이어지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보통 머리카락 개수를 일일이 세지 않기 때문에 반찬에 자꾸 내 머리카락이 떨어진다거나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의 개수가 많으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이어지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겠네요. 그런데 탈모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알고 있는데요.탈모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려주시죠.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탈모는 크게 보면 부분적으로 빠지는 국소성 탈모, 전반적으로 빠지는 미만성 탈모로 나누고요, 국소성을 다시 흉터가 생기지 않는 비흉터성탈모, 흉터가 생겨서 더이상 회복이 어려운 흉터성 탈모로 나눕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남자분들 앞머리가 휑해지고 정수리가 빠지는 남성형 탈모, 동그랗게 빠지는 원형탈모가 다 비흉터성 탈모에 해당이 됩니다. 미만성으로 빠지는 탈모는 휴지기 탈모, 생장기 탈모, 미만성 원형 탈모가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한 탈모, 탈모의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탈모의 원인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죠.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가장 흔한 탈모 질환인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남성 호르몬에 의해 생깁니다. 원형탈모 또한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모낭 주변에 자기 머리카락을 공격하는 염증세포가 침착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휴지기 탈모증은 출산하거나 수술, 심한 다이어트, 정신적 스트레스 후 생기고, 만성휴지기 탈모증은 빈혈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그런데 이때 이해하실 것이 이런 원인이 있다고 바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아니고 원인이 발생하고 나서 3개월 후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또 항암제나 방사선 조사 후에도 머리가 빠질 수 있는데요. 이때 일어나는 탈모는 생장기 탈모입니다. 그리고 갑상선 질환이나 매독 같은 성병이 있어도 탈모가 올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탈모가 이어진다면 이런 병들은 없는지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정신적인 스트레스 이외에도 질병으로 탈모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사실 탈모와 관련해서는 사실확인이 안된 이야기들이 참 많은 거 같아요. 그렇다면 염색, 파마 등의 미용시술은 탈모에 영향을 주나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염색약이 알레르기 피부염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두피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염색이나 파마를 해서 두피염증을 더 악화시키면 탈모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몇 회 이상하면 탈모가 온다.'라고 특정하기는 어렵고 두피 상태를 확인하면서 미용 시술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즉,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미용시술을 피하는 것이 좋고 두피에 진물이 날 정도이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말해 머리가 가렵고 약간 각질이 있을 때 각질 제거에 두피 클리닉이 도움되기도 하지만 진물이 날 정도의 상황이면 두피에 미용시술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병원부터 찾으셔야 합니다.
[앵커]
두피 상태를 확인해 가면서 미용실에서 시술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또 항간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가 빠지잖아요.머리를 자주 감으면 더 빠진다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인가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피를 청결히 하는 것이 탈모예방에 도움이 되고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이미 빠져나올 것들이 헐겁게 붙어있다가 떨어지는 것이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뽑히는 것이 아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다라고 이렇게 이해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마음 편하게 머리를 자주 감아도 괜찮겠네요.지금까지 탈모의 증상, 원인, 종류 그리고 탈모와 관련된 오해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이어서 탈모의 초기증상에 대해서 알려주시죠.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일반적으로 원형탈모는 아무 증상도 없고 드물게 가렵거나 아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다가 발견해서 오시게 됩니다. 남성형 탈모는 이마가 넓어지거나 정수리가 비어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고, 여성형 탈모는 가르마가 점점 넓어지는 증상으로 병원에 오십니다. 미만성 탈모는 머리를 감을 때마다 너무 많이 빠져서 하수구가 막힌다는 표현을 많이 하십니다.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진짜 탈모가 아니라 주관적인 경우가 많긴 하지만 머리카락이 가늘고 힘이 없어지고 샴푸 할 때 모발이 80개 이상씩 빠지고, 자주 청소를 해도 머리카락이 책상이나 방바닥, 베개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이면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탈모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남성형 탈모는 먹는 약으로 남성호르몬에 작용하는 finasteride라는 약이 있고 바르는 약제 중에 minoxidil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여성형 탈모에 인정된 방법은 2% minoxidil이라는 바르는 약이 있고 케라틴 엘시스틴 성분 등이 포함된 보조제를 먹는 약으로 먹기도 합니다. minoxidil이라는 약은 고혈압 치료제인데 부작용으로 다모증이 나타나서 바르는 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머리 전체에 진행하는 원형탈모는 먹는 스테로이드를 쓰거나 Cyclosporin이라는 면역조절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앵커]
치료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3개월 이상 치료를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니깐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요. 유전적 탈모도 치료 가능한가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네, 유전적인 요소가 있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에도 조기치료를 하면 더 이상 진행을 막게 되어서 치료를 할 수 있고 진행된 상황이더라도 모발이식술 등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유전적인 요소가 작용하는 원형탈모도 면역조절제로 치료하면 다시 회복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앵커]
탈모에 걸렸다면 치료 후에 걸리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나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탈모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요, 비흉터성 탈모중에서 원형 탈모증을 치료하면 치료 전으로 돌아가지만 남성형 탈모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흉터성 탈모증은 더 확산을 막을 뿐 두피가 흉터화 되어서 머리카락이 더 자라지 않기도 합니다. 휴지기 탈모증은 스트레스나 수술, 심한 다이어트 같은 원인이 없어지면 서서히 회복됩니다.
[앵커]
탈모가 약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남성분들은 탈모약에 대해서 굉장한 어떤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고 계시잖아요.남성의 성 기능이라든지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Finasteride나 dutasteride가 남성 호르몬에 관여해서 부작용으로 일부에서 성 기능 문제 등이 보고되었지만 끊으면 다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이 약과 이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그런 문제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남성분들에게 굉장히 희망이 되는 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어떤 약은 여성의 손이 닿기만 해도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약이 있거든요, 실제로 많이 위험한가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먹는 남성 탈모약이 남성 호르몬에 관련된 약이라서 임산부에게 흡수될 경우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가임기 여성에게는 금기입니다. 알약을 깨뜨려서 가루가 되었을 경우 임산부에게 흡수될 수 있어서 임산부는 손을 데지 않도록 합니다. 이 약이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암 때 올라가는 PSA라는 수치를 낮추기 때문에 약을 시작하기 전에 측정을 하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인 만큼 여성들이 주의 하는게 필요하다고 정리 할 수 있겠는데요, 마지막으로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유화정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탈모를 조절하기 위해 아이소플라본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콩, 두부, 두유 등을 통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섭취하고 생선, 들깨 등으로 필수지방산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비타민 B 군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철, 아연, 구리 등의 미량 원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항산화 효과가 있는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섭취하고 적절하게 운동하는 것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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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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