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 진폐증은 업체 책임" / YTN

[앵커]
폐에 분진이 쌓여 폐결핵 등을 유발하는 진폐증은 과거 탄광 근로자나 시멘트 공장 근로자들이 많이 걸린 질병인데요.

시멘트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진폐증에 걸렸다면 공장 측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70년부터 40년 넘게 강원도 삼척의 대형 시멘트 공장 옆에서 살아온 78살 조 모 씨.

지붕과 장독대는 물론 농작물까지 시멘트 공장 먼지가 뽀얗게 쌓이는 환경에서 살다 보니 결국, 진폐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 씨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다른 대형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도 잇따라 진폐증 진단을 받자 정부는 시멘트 공장 먼지가 원인이라며 공장 측에 배상금을 물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회사들은 주민들의 진폐증이 시멘트 공장 먼지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맞서 결국, 싸움은 법정으로 옮겨졌습니다.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며 회사가 진폐증 환자와 유족 10명에게 2억8천여만 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임광호 /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공보관 : 시멘트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배출된 분진으로 인해 그 영향 지역에 장기간 거주해 온 주민들에게 진폐증이 발병했다고 보아,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또 2000년대 들어 고효율 집진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는 더 많은 양의 시멘트 분진이 배출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측은 진폐증 근로자의 산업재해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장 주변 주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강조했지만, 시멘트 공장 측은 재판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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