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학점은행제 학위수여식 특별상 공모 신청 수기
저는 올해로 60세가 되는 귀농인 입니다. 3년 전 제가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는 모두 반대 했습니다. 다들 “힘들어서 하다가 포기 할 것이다. 돈만 낭비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이유였습니다. 저 역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자신이 작아지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큰 꿈이 있었습니다. 또한 남들이 1년 걸리면 난 3년 걸려하지 하며 과감히 도전 하였습니다. 지금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전 원래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25년여를 근무했습니다. 퇴직 후 귀농을 선택 하였으나, 준비 없는 시작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때 저는 무엇인가를 할 때에는 미리 공부하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인생을 계획합니다. 그것은 나눔의 인생입니다. 제가 머무는 이곳에서 사회복지학위를 이용하여 농촌 복지의 작은 실천을 하려합니다. 늦은 나이의 도전이었기에 공부의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비로소 학위 취득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니 무척 기쁩니다. 저의 공부의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이 수기를 통해 정리하고자 합니다.
1. 학업동기 : 퇴직 후 나눔의 인생을 꿈꾸다
젊었을 때에는 서울에 있는 굴지의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나름 부서장까지 역임하고 발전소, 공공기관, 아파트 등을 건설하며 인생을 열심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제 나이 50대 중반에 가까워지고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농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모두 정리하고 고향 전북 김제시로 내려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쉬울 것 같던 농사는 무척 어려웠습니다. 농사라는 것이 땅에 씨 뿌리고 물만 주면 햇볕이 알아서 키워주는 줄 알았습니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얼마나 준비없는 무모한 도전이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농사에 대한 책 한권만 읽었어도, 먼저 귀농했던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만 했어도 그런 좌절은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경험이 없던 저는 수차례의 실패로 퇴직금을 모두 없앴습니다. 농기구, 비닐하우스, 모종, 씨앗, 농약, 거름 등의 구입비용으로 끝없이 돈이 들어갔으나 결실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를 안타깝게 보던 이웃 어른들께서는 농사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씨를 뿌리는 시기, 농약의 종류, 거름 주는 방법 등 소중한 것들을 일러 주셨습니다. 그래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어느정도 농사꾼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저는 그분들께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저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무엇일까 찾던 중 농촌에서는 제 나이가 젊은 편임을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제 고향 마을에서는 곧 환갑이 되는 제가 ‘마을 청년’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주변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집에 컴퓨터도 없고, 공공기관 및 은행 업무에 필요한 간단한 서류작업도 어려워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전 그분들의 행정 업무에 도움을 드리고, 공공기관 분들과 중간에서 의사소통을 해 드렸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눈을 더 크게 뜨고 보니, 농촌에서의 노인복지가 턱없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노인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에 급급한 실정이고, 정말 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는 제 귀농의 성과를 활용하고, 농촌 복지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친환경 복지 농장’을 구상 했습니다. 그리고, 준비 없는 실패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평생교육 사회복지전공 공부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2. 학습내용 및 성과 : 평균 93.7점으로 사회복지전공 이수
저는 사회복지전공 과정을 학습 했습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면서 하는 공부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낮에는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에 주로 해가 진 밤에 공부 했습니다. 나이 때문에 눈이 침침해져서 컴퓨터 화면과 교재의 깨알 같은 글씨들은 항상 큰 어려움이었고, 떨어진 기억력으로 같은 내용을 3~4번 반복해야 했습니다.
결국, 늦은 나이에 충실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노력 밖에는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힘든 농사 일의 휴식 시간에도 책을 보는 등 지금 돌이켜보아도 정말 지독하게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자 가족들도 모두 혀를 내둘렀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려는 마음도 들었으나, 첫 학기 첫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하면 되는 구나! 아직 내 머리도 쓸만하군~’ 저는 길게 가기로 했습니다. 한 학기에 감당 가능한 4과목 이하를 수강하며, 천천히 그리고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그 결과, 4학기에 걸쳐 14과목을 이수하였습니다. 한 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90점 이상을 받았고, 전체 평균은 93.7점을 받는 개인적인 쾌거를 이뤘습니다. 뚜렷한 목표, 실패의 경험과 함께 끈기 있게 노력한 결과라고 자부합니다.
모든 과목이 중요했지만, 저는 마지막 학기의 실습 과목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실습 기관이었던 김제 성덕면의 벧엘 노인요양소에서 노인복지를 체험하며 어르신들의 말벗도 되어드리고 손발이 되면서 아들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며 제 나이에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꿈꾸는 ‘친환경 복지 농장’의 가능성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3. 꿈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작년에는 수강과목의 여유도 생기고 더 깊이 있는 농촌 공부를 하고 싶어 ‘지평선 대학 농업인 육성과정’을 등록 했습니다. 제 꿈이 농촌 복지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만나 현장 이야기도 듣고 전문 지식도 쌓아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회장직을 맡으며 최선을 다해 개근상과 부끄럽지만 농촌진흥청 상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삶의 동반자인 아내에게도 보육교사 공부를 권고했습니다. 아내 역시 늦은 나이의 어려운 공부였으나 저와 뜻이 같기에 열심히 노력하여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 보육 문제 등 농촌 아동복지 실천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 아내는 금산면 화율 초등학교 작은 분교에서 방과 후 교사를 하며 배움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도 교장 선생님과 친구하며 학교일을 돕고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저는 10년 이상의 블로그 운용 경험( http://blog.daum.net/eagle1000 )을 바탕으로, ‘10년도 전라북도 도청 블로그 기자단에 선정되어 열심히 활동을 했습니다. 아내도 ‘11년도 농업진흥청의 주부 블로그 기자로 활동을 하며 제 뜻을 함께 했습니다.
4 향후 계획 : 친환경 복지 농장
저는 친환경 복지 농장을 운영함으로써 구체적인 농촌 복지 실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농촌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주로 텃밭을 가꾸며 필수적인 생계위한 삶은 있지만, 미래를 위한 계획과 비전은 없습니다. 전 그분들을 위한 작은 일자리 창출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복지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고령을 고려한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친환경 먹거리 농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를 위해 제 농장의 친환경 인증도 받았습니다. 향후, 이러한 시스템을 마을 단위로 확대 적용하여 큰 농장을 조성하고 공동작업, 공동수확 하는 원대한 꿈도 목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촌 노인들께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행정적인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는 복지관의 역할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마을 교회 목사님 및 교장 선생님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저는 평생교육의 사회복지전공 공부를 통해 제 꿈을 구체화 할 수 있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흔히 ‘인생은 60세 부터~’라고 하는데, 저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
학위 취득 이후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으며, 농촌 복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아직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농촌 행정 관련된 법률 공부를 심화 하겠습니다. 복지관 성격의 농장을 운영하려면 법률 절차가 복잡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기구를 살 때의 행정적 절차도 까다로운데, 하물며 복지관 설립과 운영의 절차가 얼마나 어려울지는 짐작 됩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그 동안 공부의 기회를 주시고 이런 수기를 통해 지난날을 돌이켜 보게 해 주신 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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