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63%는 밥값…‘가족 식당’에서, ‘복날이라’ 식사 / KBS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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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의회 업무추진비가 가장 많이, 자주 쓰이는 곳은 바로 '밥값' 입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밥 먹는 일, 당연히 필요하고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용처나 사용 목적 등이 주민 눈높이에 안 맞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의 한 한정식집입니다.

강릉시의회는 지난해 개원 이후, 이 곳에서 11번 식사를 했습니다.

밥값으로 270만 원을 썼습니다.

대부분 한 상임위원회와 위원장의 이름으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 해당 상임위원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해당 상임위원장은 식사 장소 선택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해당 상임위원장/음성변조 : "사무국 직원들이 장소를 정해가지고 저는 따라간 것 밖에 없는데. 제가 안 간다고 해도 또 우습지 않습니까."]

지난해 7월, 삼척시의회는 공식 회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의원 8명을 비롯해 사무처 직원 등 20~30명이 업무추진비로 4번에 걸쳐 식사를 했습니다.

밥값 200만 원이 들었습니다.

현안업무가 있을 때, 직원 격려를 위해 의회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식 자리는 "복날이어서", "인사발령이 있어서" 등의 이유로 마련됐습니다.

[삼척시의회 사무과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님하고 직원들하고 다같이 식사를 하면서도 어떤 안건 논의라든가, 그것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춘천시의원들은 유독 단둘이 밥을 먹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이런 결제가 9달 동안 25건이 넘었는데 공개 자료에는 하나같이 '의정현안 논의'에 썼다고만 돼 있습니다.

[김진호/춘천시의회 의장 : "(의원들이) 의정을 논의하다가 점심 때가 돼서 밥 먹으러 간 것 같다. 의원하고 이야기를 하고 시 의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겠죠."]

KBS가 따져보니, 지난해 7월부터 9달 동안 강원도 18개 시군의회가 쓴 업무추진비는 15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63%가 밥값이었습니다.

시군별로 보면, 속초와 강릉시의회, 양양과 고성군의회가 70%를 넘어 밥값을 상대적으로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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