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목, 작가의 탄생 (민음의 시 275, 작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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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간단히 질문을 하고 듣는 시늉 없이 곧바로 사라졌다. 그러나 나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신이 줄곧 듣고 있다는 간결한 믿음이. 나는 신에게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신은 그다음 질문을 이어 가는 방식으로 듣고 있다는 걸 알게 하였다.

당신은 왜 죽으려고 했습니까?

나는 신이 그 일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 신은 내가 말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다. 신은 나의 마음과 같았다. 그러나 내가 죽으려고 했던 이유는 생각나지 않았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하고서 잊어버린 것들은 그게 무엇인지 떠올릴 수조차 없었다.

오랜 질문이 있은 뒤에 신은 결국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에 다다랐다. 사람을 하나 죽이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죽이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나의 삶을 살고, 그는 저절로 죽었으면 한다.

나는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
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부턴인가 늘 신과 함께였기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나는 처음으로 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신은 대답이 없었다. 다시 물었다. 당신은 있기는 한 것입니까? 그때였다. 정말로 그를 죽이고 싶습니까?

나와 신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유진목, 작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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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의 글은 유진목 시인의 ‘작가의 탄생’ 속 ‘작가의 탄생’이라는 시 속의 문장이에요. 시집 안에는 같은 제목의 시가 여러 번 등장하는데, 마지막 ‘작가의 탄생’을 골라왔어요. 자기 마음 속의 신을 찾아 가면서도, 자신과 자신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들여다 보는, 이상하고 무의식적인 시인의 의식이 인상적이에요.

우리의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의 신은 정말 우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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