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은 세계 1위인데…성인 역량 10년 만에 '급락' / EBS뉴스 2025. 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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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우리나라 국민의 학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입시에, 취업 준비에, 그야말로 종일 공부에 시달리며 청년기를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 정작, 언어와 수리를 비롯한 성인의 기초역량은 10년 전보다도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역량보다 겉으로 보이는 학력만을 우선하는 채용 행태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인데요.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2023년 한국 청년 고등교육 이수율 69.7%
OECD 1위

석박사 학위도 증가 추세
학력 과잉 31% 'OECD 평균 이상'

학력 높아지는데 성인 역량은 10년 만에 급락
PIAAC 조사, 언어 24점·수리 10점 하락

'고용률·임금' 학력에 비례하는데
실제 역량은 무관

'학력 만능 주의', 한국 경제에는 '경고등'
성인 역량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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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학력 만능주의의 역습, 보고서를 작성한 전문가와 직접 풀어봅니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네, 국제 성인 역량 조사 결과 10년 전보다 우리나라 성인의 언어와 수리 능력 점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을 직접 해보셨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무엇이었습니까?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네, 제가 분석한 국제 성인 역량 조사는 10년마다 여러 OECD 국가들이 동시에 하는 조사입니다.

한국도 참여를 하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한국 인구의 구성에서 대졸자들이 더 늘어나고 훨씬 더 고학력화 되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성인 역량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측정을 해서 결과가 발표된 것을 보니 오히려 역량 점수가 상당히 하락을 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특징이고요.

즉 한국인들의 인력 구성에서 대졸자가 많아지고 고학력화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실질적인 역량은 더 떨어졌다, 이것이 가장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고학력자는 늘어나는데 역량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참 염려스러운데요.

특히 연령대마다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학생일 때는 역량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하다가 성인이 되면 평균 이하가 된다는 건데 이 원인이 뭐라고 보셨습니까?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네, 일반적으로 성인의 인지적 역량이라고 하면 학습 즉 학령기 교육을 통해서 상당 부분 축적이 되는데요.

그렇지만 학교 교육이라는 것은 인생 전체로 놓고 보면 사실상 비교적 짧은 기간입니다.

대졸자 기준으로 하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해도 16년 정도 학습을 하는 것이죠.

졸업하고 난 다음에 노동시장에 진입해서 직장을 다니고 은퇴할 때까지 이 기간을 놓고 보면 사실 이 공부한 기간이 16년의 2배 가까이 되는 30년 이상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핵심은 졸업 이후에 이 직장에서 내가 어떤 환경에 직면했는지 충분한 지적 자극을 받는지 학습을 하는지 단순 반복 업무에만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위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상명하복의 단순 지시만 받고 스스로 의사 결정하고 창의적 활동을 하지 않는지 이런 것들이 오히려 성인기의 역량을 더 크게 결정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은 학령기 이후에 성인이 직장 생활할 때 처한 그 환경들이 역량을 오히려 감퇴시키는, 퇴화시키는 환경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졸업 이후에 직장 문화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네요.

또 이번 조사에서는 성인 역량과 노동 시장에서의 성과를 주의 깊게 분석하셨습니다.

이 취업이나 보상 기회가 당연히 실제 역량과 비례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꼭 그렇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1주기 조사에서도 한국 노동시장이 갖는 독특한 모습이 나타났는데요.

우선 1주기 때 결과를 보면 다른 모든 OECD 국가들은 학력과 PIAAC에서 측정한 역량 모두 그것이 더 높을수록 임금도 더 높고 고용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즉 공부를 열심히 하고 그래서 또 역량이 올라가면 당연히 임금도 더 많이 받고 그리고 어 취업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죠.

그런데 1주기에서도 한국은 독특하게 학력은 그런 식으로 노동 시장에서 신호로 작동을 하는데 역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즉 학력이 더 높을수록 노동시장에 더 많은 성과, 더 높은 임금과 더 높은 고용 가능성을 보장하는데 역량은 오히려 그것이 더 높다고 해서 더 큰 보상을 주지 않았습니다.

즉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거나 더 고용 가능성이 높다거나 그런 실증적 증거들이 보이지 않았는데요.

10년이 지난 2주기 한국 노동시장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이런 현상이 관찰이 됩니다.

즉 10년이 지나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된다는 것은 구조적 문제다.

한국은 노동시장에서 어떤 사람을 선택하고 보상해 줄 때 학력이라는 신호는 그나마 작동을 하는데 실질적인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하고 채용에도 활용하는 그런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노동자를 평가할 때 역량보다는 학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건데요.

앞으로 이 노동시장 나아가서 기업과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역량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네 사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도 실질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죠.

그렇지만 실질적인 역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력으로서 사실은 역량을 대리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즉 학력이 더 높으면 역량이 더 높겠구나 이렇게 가정을 하고 저희가 여러 가지 연구자들도 연구를 하고요.

실제 노동 시장에서도 학력 신호를 보고 평가나 보상에 활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력보다 역량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인데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사실은 이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거나 보상하지 않는다고 제가 앞서서 말씀드렸는데 더욱더 이 PIAAC에서 측정하는 역량이라는 것은 문제 해결 능력,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 이런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미래 사회는 더 중요합니다.

저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인공지능 기술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평생 동안 하나의 직업만 갖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학습을 통해서 리스킬링하고 업스킬링해서 새로운 일자리에 들어가고 자신을 더 갈고닦아야 되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인지적 역량이 되게 부족하다는 것은 이런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때 성과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디지털 전환이나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것을 배울 때 필요한 이 역량을 갖추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결국 이런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실제 역량이 존중되는 사회 분위기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이런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겠습니까?

반가운 센터장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
이런 평가하고 보상하기 이전에 실제 역량이 필요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일터에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기업은 자발적으로 그것을 평가하고 보상하기 위해서 노력하겠죠.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일자리라는 것은 소수의 몇몇 좋은 일자리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저스킬 일자리입니다.

저스킬 일자리라는 뜻은 뭐냐 하면 역량을 많이 요구하는 그런 일자리가 아니고 단순 반복 일자리가 많고요.

그리고 위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상명하복식의 문화를 따르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을 상상하면 큰 대기업이나 좋은 공공부문 일자리라기보다는 30인 정도 되는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평균적인 기업이거든요. 그런 기업에서는 사실은 스킬에 대한 니즈 요구가 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향후 역량에 대한 평가와 보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우선 어떤 제품을 만들어낼 때 자동화된 기계가 아니고 인간의 역량을 더 많이 필요하는 방식으로 생산 방식을 바꾸고 일터 혁신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역량이 존중되는 사회를 갖추는 것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과도 직결이 됩니다.

변화를 위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해 보입니다.

센터장님 오늘 말씀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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