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쇠말뚝"...봉분까지 잘라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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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묘는 30년 전 용인시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문화재로 지정한 곳입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사업 과정에서 묘의 봉분의 절반을 잘라
땅을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묘를 관리는 후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고
문화재로 지정한 용인시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백창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묘소에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알림판입니다.

용인시가 지방유산으로 지정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묘소의 주인은 조선시대 예조판서를 지낸 조중회 선생입니다.

조중회 선생은 우리나라 보물 제1298호 '조영복 초상'의
주인공인 조영복의 아들이자

조선시대 주요 사료로 평가되는 입조일기를 쓴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묘소 안에는 원래는 없던 노란색과 빨간색,
파란색 깃발이 잔뜩 꽂혀있습니다.

도로공사가 나들목 건설을 위해 수용할 땅을 표시해 놓은 겁니다.

[조현홍 / 안성시 고삼면]
"이게 도면을 보니까 지적 도면을 보니까 봉분의 5분의 2정도까지
그 산소의 한 5분의 2 정도 이상을 강제 수용을 했더라고요."

도로공사가 공개한 봉분 인근 설계도입니다.

공사 측이 수용하겠다고 표시한 선이 묘소의 봉분을 가르고 있습니다.

묘의 봉분 일부가 도로공사로 넘어가도록 만든 겁니다.

도로 설계가 봉분을 고려하지 못했고

설계도대로 땅을 수용한 겁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번을 나누면서 직선으로 자르다 보니 이런일이 생겼다"며
"지적도 수정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로공사는 후손들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수용된 땅은 환원되지 않았습니다.

[조현홍 / 안성시 고삼면]
"여러 차례 도로공사하고 미팅도 여러 번 했었는데 만날 때는
곧 어떻게 좀 해결해 줄 것처럼 얘기하지만 세월이 금방 또 지나가고
지금 8월달에 만났는데 벌써 지금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 진전된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한편 묘소를 문화재로 지정하고 관리감독 한 용인시는
"시가지정한 유산이 맞다"면서도
"도로설계가 봉분을 침범 한 것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용인시 관련 조례상 개발 계획 수립 시
지방유산의 보호문제를 검토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시가 문화유산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상의 묘에 쇠말뚝을 박고
강제로 수용까지 한 황당한 도로공사의 사업.
후손들은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달라고 읍소하고 있습니다.

B tv 뉴스 백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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