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추천 음악 - 관악합주곡의 백미! "관악영산회상 (표정만방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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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에 궁중에서 연주된 초기의 영산회상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일곱 글자의 가사를 가진 성악곡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기악화되면서 현악영산회상, 관악영산회상, 평조회상으로 그 곡목이 확대되었다. 이번 추천 음악인 관악영산회상은 말 그대로 관악기 위주로 편성된 연주곡으로, 주로 궁중연향에서 사용되었다.

관악영산회상은 여러 곡이 합쳐진 일종의 모음곡인데, 현악영산회상에 비해 음역이 낮은 하현도드리가 빠진 총 8곡으로 구성된다. 첫 곡인 상령산은 그 시작 부분이 현악영산회상과 크게 다르다. 박을 친 다음 장구가 ‘기덕 쿵 기덕’하면, 피리 선율을 시작으로 대금, 소금, 해금, 아쟁이 뒤따르는데, 이와 같은 웅장하고 멋스런 느낌은 관악영산회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취라 하겠다.

관악영산회상의 상령산은 박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서 자유로운 리듬으로 연주된다. 정해진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호흡으로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비정형적인 리듬의 음악이라서 불편할 것이라는 우려는 사라지고, 곧 자연스럽게 몰입된다. 두 번째 곡인 중령산 부터는 박의 길이가 일정해짐과 동시에 속도도 빨라진다. 이후 삼현도드리부터 타령까지는 전반부에 비해 보다 역동적이다.

마지막 곡인 군악은 관악영산회상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다. 군악은 시종일관 경쾌한 박자와 선율로 연주되는데, 특히 뒷부분에서는 모든 악기들이 높은 음역대의 음을 4장단 정도 길게 지속한다. 이 부분의 선율을 흔히 ‘권마성’이라고 하는데, 이는 ‘말이나 가마가 지나갈 때 위세를 더하기 위하여 그 앞에서 하졸들이 목청을 길게 빼어 부르는 소리’를 뜻한다. 이러한 권마성 가락으로 인해 군악은 어가의 행진을 연상케 한다.

관악영산회상은 향피리가 주선율을 연주하기 때문에 현악기 중심의 현악영산회상에 비해 보다 씩씩하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 음악 자체의 세련미와 더불어 ‘연음’과 같은 독특한 연주법으로 인해 관악영산회상은 관악합주 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특히, 관악영산회상 중 상령산은 무용반주음악으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원래의 자유로운 리듬이 규칙적인 리듬으로 바뀌는데, 이 때의 상령산을 ‘향당교주’라고 한다.

글. 국립국악원 문봉석 학예연구사

**영상정보**
국립국악원이 추천하는 한국의 전통음악 시리즈 (2002)
상령산 0:00 ~ 8:45
중령산 8:46 ~ 17:39
세령산 17:40 ~ 20:39
가락덜이 20:40 ~ 22:36
삼현도드리 22:37 ~ 26:14
염불도드리 26:15 ~ 30:13
타령 30:14 ~ 33:02
군악 33:03 ~ 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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