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200억 마리…"나 못하겠다" 포기 속출 (자막뉴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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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의 한 꿀벌 농가입니다.

겨우내 채워둔 벌통 대부분 텅텅 비어 있습니다.

양봉장 바닥이 죽은 벌들로 가득합니다.

입춘이 지나면서 벌이 하나둘 죽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이 양봉장에 있던 벌통 170통 가운데 10통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꿀벌에 치명적인 응애를 막는 약도 치고, 월동 폐사를 막기 위해 천으로 싸맸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

[배중근/양봉 농민 : 뭐 이것저것 방제를 여러 가지 해도 대책이 없습니다.]

제주 서귀포의 한 양봉 농가도 지난겨울 이상 기온으로 꿀벌이 집단 폐사했습니다.

온전한 벌통이 320개가 넘었는데, 지금은 20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김상현/양봉 농민 : 재작년부터 농가들이 벌이 점점 없어진다고 자주 말했는데, 올해는 나도 이런 결과가 나와서 상당히 마음이 아파요.]

양봉협회는 전국의 양봉 농가마다 월동 이후 벌무리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월동 이후 사라진 벌통은 지난해 94만 개에서 올해 120만 개로 늘었습니다.

꿀벌 200억 마리가 사라진 셈입니다.

[배중근/양봉 농민 : 갖다 놓으니까 죽어버리고 한 몇 년 죽어버리니까 '아 나 못하겠다' 하고 포기하는 겁니다.]

응애의 증가와 이상기온이 대표적인 꿀벌 폐사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꿀벌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분석합니다.

[이승환/서울대 곤충학과 교수 : 마지노선은 지났죠. 월동할 때 피해를 받는 게 한 40% 내지는 60%까지 갔었잖아요. 그거면 아주 심각한 거죠.]

농림부는 뒤늦게 저항력이 강한 여왕벌을 증식해 농가에 보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꿀벌 실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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