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에바 페론 탄생 100주년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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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뮤지컬로도 유명한 에비타, 아르헨티나의 전 대통령 부인 에바 페론이 태어난 지 꼭 백 년이 됐습니다.

서른세 살의 짧은 생애를 살고 간 그녀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리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르헨티나의 연인, 에비타.

백 년 전 아르헨티나의 한 시골 마을에서 빈민층의 사생아로 태어난 에바 페론의 애칭입니다.

역경을 딛고 삼류 연극배우로 시작해 영화배우와 라디오 성우의 길을 걷던 그녀는 훗날 대통령이 되는 후안 페론을 운명처럼 만납니다.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타고난 설득력까지 지닌 그녀는 대통령보다 더 사랑받는 대통령 부인이었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 친권과 혼인에서 남녀평등을 헌법으로 보장하는 등 여성의 지위 개선을 이끌면서 '아르헨티나의 성녀'로까지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52년 그녀가 만 서른셋의 젊은 나이에 백혈병과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감춰졌던 것들이 드러나면서 평가는 뒤집히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개혁 정책들이 인기를 노린 포퓰리즘일 뿐, 나라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고 사탕발림 주장과 달리 사회적 약자들의 삶은 여전히 피폐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자서전을 학교에서 교과서로 쓰게 하는 등 우상화까지 시도했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페론 정권 때부터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숨지고 남편마저 망명길에 오른 뒤 그녀의 시신이 수십 년 동안 해외를 떠돌아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런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서 그녀는 아직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그녀의 옷을 재현해 차려입은 여성 백 명이 모여 그녀의 백번째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멜라니아 카브레라 / 행사 참가자 : 그녀(에비타)는 나라의 정신적 지주일 뿐 아니라, 현재 모든 정치적 변화를 위한 길잡이가 되고 있습니다.]

그녀가 떠난 지 이미 60여 년이 됐지만, 그녀의 삶을 그린 뮤지컬의 노래 제목처럼 그녀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도 그녀를 원망하는 사람에게도 중의적인 메시지를 여전히 던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YTN 기정훈[[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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