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들 "그만둘게요"…'1분 룰'에 "못 살겠다" / SBS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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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공인중개사들이 최근 무더기로 일을 그만뒀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근무 지침이 내려졌기 때문이라는데요.

무슨 일인지, 엄민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1년 전 공인중개사 A 씨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의 자회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앱을 통해 아파트 중개 상담업무를 했습니다.

[A 씨/직방 자회사 계약 해지 : 휴대전화기를 보시면 이렇게 알림이 옵니다. 이런 목록 창이 떠요.]

그런데 최근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올해부터 바뀐 업무 기준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진 본인이 선택한 시간대에는 상담 요청 후 5분 이내 응대, 평소에는 1시간에서 3시간 이내 응대하도록 돼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모두 1분 이내에 응대하라고 바뀐 겁니다.

[A 씨/직방 자회사 계약 해지 : 운전을 하거나 긴급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데, 항시 이것(알림 응대) 때문에 대기를 하고….]

1분 이내 응대율이 평일 90%, 휴일 80% 이상 유지되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얘기에 그만둔 중개사가 20명가량입니다.

[B 씨/직방 자회사 계약 해지 : 이틀에 (알림이) 60번 눌러진 적도 있어요. 거의 일상생활이 잘 안됐죠. 그걸 계속 눌러야 되다 보니까.]

[C 씨/직방 자회사 계약 해지 : 저녁에 이제 (애들) 씻기는 그런 걸 할 때 휴대전화를 갖고 워치를 항상 차고 있어요. 혹시 울리지 않을까, 신경이 엄청 날카로운 상태로….]

이들은 프리랜서 신분이지만, 직방 측이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해야 했고 직접 업무 지시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재용/노무사 : 근무 강도를 높여서 이행률을 준수하지 않을 때는 해지까지 간다고 하면 그 해지의 정당성이 있는지는 한번 다퉈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회사 측은 "중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에 있다"며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는 1분 이내 응대를 의무가 아닌 권장으로 바꿨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유동혁,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장성범·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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