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헤르만헤세 나비(01)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표현이다_나비에 대하여(개꿀인문학)

헤르만 헤세의 나비 인문학 읽기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표현이다
_헤르만 헤세의 나비, 나비에 대하여(01) 인문학 읽기
줄거리요약 인문교양채널 개꿀리뷰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표현입니다
자연은 그림자이자 언어이며
빛깔을 지닌 상형문자입니다
오늘날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우리는 자연 그대로를 보는 일에 준비를 갖추지 못했으며
또 그렇게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끊임없이 자연과 투쟁할 뿐입니다
오히려 다른 시대,
지구가 아직 기술문명과 산업화에 의해 정복되기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발하는 신비한 암호에 대한
감각과 이해가 있었습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 암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절대로 감상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자연에 대해
감상적인 감정을 지니게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자연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의 언어에 대한 감성과 생산적인 삶
어디에서나 보여지는 다양성에 대한 기쁨과
이 다양한 언어에 대한 그 어떤 해석과 해답에 대한 갈망,
이 모든 것들은 인간과 더불어 존재해 왔습니다
위대한 다양성 뒤에 숨어 있는
성스러운 통일성에 대한 예감과
탄생된 모든 것 뒤에 도사리는 태초의 어머니에 대한 예감
그리고 모든 피조물 뒤에 깃들인 창조주에 대한 예감과
우주의 아침, 태초의 비밀에 대한
이와 같은 인간의 경이로운 원시충동은
모든 예술의 뿌리였으며
그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와 같은 다양성 속에 감추어진
통일에 대한 추구라는 경건한 의미에서 볼 때,
자연숭배로부터 저만치 떨어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천진난만한 원시충동을
쉽사리 고백하려 하지도 않으며
또 누군가가 그것을 일깨워주면
웃어넘겨 버리고만 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신이나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경건한 체험에 대한 경외감이 없다거나
또는 그럴 능력이 없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자연을 천진난만하게 신화나 시로 바꾸고
창조주를 의인화하며
아버지로서 숭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어렵고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때때로 우리가 지난날에 지녔던 경건한 의식을
약간은 깊이가 없고 가벼운 것으로 여긴다 해도,
또 현대 물리학이 강렬하고
운명적으로 철학화해가는 경향이
근본적으로 경건의 한 과정임을 느낀다 해도
그것이 결코 우리들의 잘못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경건하고 겸허하게 나아가든,
방자하고 거만하게 행동하든
또는 자연의 생동에 대한 고대의 믿음을 보고
조소하거나 감탄하든,
자연에 대한 우리의 실제적인 관심이
그것을 착취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자세라면
엄마에 대한 어린아이의 관심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인간을 축복의 길이나 지혜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몇 가지 태고적부터의 방법에
덧붙일 만한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방법의 하나는
자연에 대해 경이감을 갖고 가슴 설레며
그 자연의 언어를 엿듣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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