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다양한, 다양할 수밖에 없는 멀티아티스트 쿤 작가

Описание к видео 다양하고, 다양한, 다양할 수밖에 없는 멀티아티스트 쿤 작가

쿤 작가

  / artist_kun_com  

미술은 나에게는 욕망의 언어이다.
그것을 통하여 비로소 나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나의 회화 작품에는 현대인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갈 수 없는 시대, 만날 수 없는 대상 등 지금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컬렉터 시리즈 ( Collector Series ) 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콜라주 기법을 통해 캔버스에 모여있는 수많은 캐릭터는 도시의 이모티콘이자 현대인의 '감정그림'이다.

욕망을 지닌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다양한 감정을 캔버스에 담아내기 위해 수개월간 하나씩 이미지를 그리고 다시 자른다. 끝없는 반복을 통해 마침내 모든 캐릭터를 캔버스에 붙여서 완성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방식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도 닮아있다.



욕망의 언어로 그린 ‘감정 그림’ : 수수께끼를 풀다.


김허경(미술평론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현대인의 삶을 욕망의 언어로, 욕망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다면 어떨까. 쿤 작가(ARTIST KUN, 작가명 강연석)는 컬렉터 시리즈(Collector Series)의 등장인물, 즉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욕망을 향한 현대인의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쿤의 컬렉터 시리즈는 자크 라깡(aques Laca)의 “개인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욕망 이론을 들여다보게 한다. 가령, 어떠한 욕망은 누군가의 욕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에 진짜 주체인 ‘나’의 욕망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 언어로써 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데 결국 그 언어는 나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의 담론이자 욕망이라는 것이다. 욕망의 척도는 타자이며 욕망은 타자와의 관계를 전제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회가 부여하는 욕망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기소외에 빠지게 된다. 이 지점에서 쿤은 “나다워지는 것”, 바로 ‘나’를 찾기 위한 작업 방식을 선택했다.
쿤의 예술은 펜을 쥐고 두들링(Doodling, 낙서)하는 행위로부터 자신의 페르소나인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전개된다. ‘character’의 어원이 ‘새겨진 것’, ‘조각된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쿤에 의해 새겨진, 그리고 조각된 이미지들은 일종의 페르소나로서 ‘내가 원하는 그것(What I Want)’이 된다.
캐릭터의 등장인물은 시대의 반항 정신을 담은 도깨비 소년 ‘사쿤(SAKUN)’, 조선 19대 왕 숙종의 고양이 ‘금손이’를 상징화한 ‘쿤캣(君+cat)’,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시각화한 노랭이 곰, ‘쿠니쿠니’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쿤의 캐릭터는 우리에겐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수호신, 부적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전통 도깨비에서 유래된 ‘사쿤’만 보더라도 사물에 숨어 지내다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액을 막아주며 행운을 불러온다. ‘사쿤’ 뿐만 아니라 ‘쿤캣’, ‘쿠니쿠니’ 등 모두 한국의 전통적인 감성에 기반한 캐릭터로서 행운과 치유, 위로의 의미를 건넨다. 바로 쿤이 지향하는 문화 코드(culture code)다.

쿤의 작업은 특이하게도 캐릭터의 감정을 기록하고 채집하고 이들을 편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즉 무의식의 욕망을 언어로 구조화하고 현실에 존재하는 새로운 오브제로 재해석한 것이다. 따라서 쿤의 캐릭터는 ‘의인화(擬人化)’ 또는 ‘동물화(動物化)’를 거쳐 생명력을 획득함으로써 작품 안에서 욕망의 내러티브를 펼칠 수 있다. 쿤이 콜라주(collage) 기법을 통해 빽빽하게 집적해 놓은 캔버스에는 무수히 많은 캐릭터의 이모티콘들로 가득 차 있다. 화면에 펼쳐진 캐릭터들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서로 다른 행위의 움직임과 표정을 통해 자신의 심리상태를 전달한다. 그래서일까. 쿤은 자신의 그림을 두고 ‘욕망의 언어’, ‘욕망의 이야기’를 담은 ‘감정 그림’이라고 말한다. 쿤의 ‘감정 그림’ 속 캐릭터들은 등장인물이자 행동의 주체로서 자유롭게 자신의 역할을 표현하고 있다. 꼬리가 긴 녀석, 모자를 쓴 빨간 머리, 두 눈의 색이 다른 오드 아이(odd-eye), 자동차를 운전하는 노랭이 등 호칭이 있는 캐릭터들 외에도 사자, 돌고래, 번개, 구름까지 뒤엉켜 수수께끼와 같은 행위를 통해 저마다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을 드러낸다. 작가는 “색이 다른 두 눈, 쫑긋 솟은 두 귀로 사람을 바라보고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관계에 대한 고민이 낳은 형상”이라고 말한다. 캐릭터의 크기에 상관없이 서로 다른 시선과 표정, 저마다의 목소리가 담긴 난장 같은 상황이 바로 쿤 작가(ARTIST KUN)가 바라본 ‘우리의 세상’이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팝아트의 캐릭터는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이미지를 오브제로 차용해 왔다면, 쿤은 자신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 즉 수많은 페르소나를 표상하여 인간의 욕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점을 보인다. 쿤은 매일 노동집약적인 작업 방식을 통해 욕망의 이야기를 구조화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그 의미를 반추하는 과정에 몰두하고 있다.

욕망을 지닌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다양한 감정을 캔버스에 담아내기 위해 수개월 간 하나씩 이미지를 그리고 다시 자른다. 끝없는 반복을 통해서 마침내 모든 캐릭터를 캔버스에 붙여서 완성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방식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도 닮아있다.”
작가 노트 중에서

지금껏 욕망의 주체인 ‘나’ 자신과 마주하던 쿤은 이제 욕망을 바라봐주는 타자인 ‘너’,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공용하는 욕망의 가치로 확장하고 있다. 쿤이 회화, 패션, 디자인, 그래픽, 아트 토이 등 경계 없는 장르, 다양한 매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쿤에 의해 제작된 캐릭터는 형태의 일관성뿐 아니라 반복과 변형을 통해 여러 가지 포맷으로 적용되고 있다. 캐릭터의 일관성과 변형은 서로 모순된 개념이지만 작가에게는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고유한 장치로서 매번 흥미로운 서사를 끄집어내는 동력을 공급한다. 그는 데포르마시옹(déformation)으로 불리는 변형을 시도함으로써 지속해서 서로 다른 분야와 협업(collaboration) 하거나 상품에 응용하고 있다.
결국, 쿤이 탐구한 자기 정체성은 자기투영을 넘어 디자인, 패션, 영상, 회화, 제품, 게임 등 모든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그래서일까. 쿤의 캐릭터는 콘텐츠로서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가 가능하다. 말 그대로 하나의 소스를 여러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쿤의 캐릭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사회인류학자 르네 지라르(Rene Girard)의 욕망 이론은 문제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 이론의 핵심은 인간의 욕망은 모방적이라는 것인데 그 하나는 스스로 어떤 것을 욕망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욕망의 대상을 원하는 것이 아닌 욕망을 매개하는 중개자가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쿤은 욕망의 주체자이며 욕망의 매개자이다. 작가는 욕망의 대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매개하는 중개자로서 욕망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충족될 수 없는 사회적 구성물, 소비사회의 상품이 기호화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최근 컬렉터 시리즈에 나이키 운동화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도 인간이 가진 욕망에 대한 환상, 개별적이고 은밀한 욕망을 상징하기 위해 소비상품을 등장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이제 쿤이 캔버스에 펼쳐놓은 욕망이 가득한 세상,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캐릭터의 수수께끼에 답해야 한다. ‘나’, ‘너’,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수수께끼는 하나의 물음에 하나의 답만이 가능하다. 지금, 자신의 욕망에 집중해야만 비로소 대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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