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들]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에는 혼자 귀촌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왜 혼자서 시골살이를 택했을까?? ㅣ KBS 20161102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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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는 글이 아니라 발로 배우는 겁니다” 8개월 차 초보 농부 진남현 씨
남현 씨는 마을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외지에서 왔으니 먼저 예의를 갖추고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그을린 얼굴에 밀짚모자를 쓰고 팔토시에 장화 차림을 한 남현 씨는 영락없는 농부.
그러나 밭으로 출근한 지 이제 겨우 8개월 차인 초보 농부다.
서울에서 제법 좋은 대학을 졸업한 남현 씨는 지난 3월에 삼례로 왔다.
도시에서 취업준비생으로 청춘을 낭비하느니 정직하게 뿌린 만큼 거둘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농사라고 생각했다.
60리터짜리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처음 삼례에 왔을 때 농사 경험도 없고, 연고도 없는 시골마을에서 스물여덟의 청년은 막막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월세 10만원에 제법 큰 옥탑방도 얻었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찾아다닌 덕에 벼농사 밭농사를 가르쳐줄 스승도 여럿 만났다.
글이 아니라 발로 뛰며 배운 농사를 내 밭에서 지어보고 싶은 초보 농부 남현 씨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휴대전화도 안 터지는 산골에 월세 6만원짜리 집을 얻었다. 내년 연봉 500만원이 목표라는 초보농부 남현 씨는 과연 그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목수가 된 도시 처녀 우혜정 씨
도시에서 나고 자란 혜정 씨는 한 번도 도시 밖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서울의 건설회사에서 10여 년을 일했던 그녀는 경쟁적인 인간관계와 삭막한 도시의 삶에 지쳐갔고, 3년 전, 우연히 지인을 만나러 왔던 삼례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부족하고 불편한 게 많은 시골 생활, 여자 혼자 정착하기에 시골은 녹록치 않은 곳이었다.
시골 살이에 적응하기 위해 혜정 씨는 가장 먼저 목공 기술을 배웠고, 혼자 사는 동네 어머니들의 부서진 살림을 손봐주는 동네 딸이 됐다. 그리고 어머니들의 손맛 레시피를 배워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혼자 귀촌했지만, 외톨이는 되고 싶지 않았다는 혜정 씨. 그녀의 작업실에는 오늘도 혼자 귀촌한 이웃들이 둘러 앉아 녹두전에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며 고소한 인생을 나눈다.

▶ 반지하 연습실을 180평 농가와 맞바꾼 김병수 씨
긴 머리를 틀어 올려 한 눈에 봐도 예술가인 남자 김병수 씨는 밭으로 둘러싸인 180여평 농가에 산다.
홍대에서 15년간 밴드 생활을 했던 그는 멤버들이 하나 둘 지쳐서 떠나자 전국 일주를 하며 음악생활을 했다.
그리고 2년 전, 음악 여행과 삶의 종착지로 삼례를 택했다.
대학 동창인 혜정 씨가 이곳에 먼저 터를 잡아 자주 드나든 탓에 병수 씨는 보다 쉽게 귀촌을 마음먹을 수 있었다. 음악과 영상작업을 하는 병수 씨는 삼례에 와서 주머니가 더 가벼워졌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감 따는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고, 목공소에서 파트타임으로도 일해야 한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누리기 위해 선택한 귀촌이기에 후회가 없다는 병수 씨.
그는 매일 어제와 다른 하늘을 볼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새로운 인생을 꾸려가는 나 홀로 귀촌자들,
그들의 살맛나는 일상을 들여다본다.

#귀촌 #시골살이 #초보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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