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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명절만 되면 며느리 ‘새벽 4시근무’, A4용지 1장으로 끝냈어요".

  • 재벌의 서재
  • 2026-02-15
  • 5081
"명절만 되면 며느리 ‘새벽 4시근무’, A4용지 1장으로 끝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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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만 되면 며느리 ‘새벽 4시근무’, A4용지 1장으로 끝냈어요".
"재벌의 서재"
@재벌의 서재
어떠한 날에도, 어떠한 일에도, 항상 당신 편에 있어요
이메일 : ShinediorKim@gmail.com

"명절만 되면 며느리 ‘새벽 4시근무’, A4용지 1장으로 끝냈어요".
저는 결혼하고 나서 명절이 무서워졌습니다.
명절이 싫다기보다, 명절만 되면 제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제가 “무슨 역할인지”가 먼저 정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명절 전날, 남편은 늘 똑같은 말을 했어요.
“이번엔 내가 도와줄게.”
“당연히 같이 하지.”
저는 그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믿지 않으면 제가 너무 초라해질 것 같았어요.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인사도 끝나기 전에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누가 “주방 가라”고 말한 건 아닌데, 그 집에선 며느리가 주방에 들어가는 게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시어머니는 제 손에 앞치마를 툭 쥐여주면서 말했죠.
“내일 일찍 해야 하니까 일찍 자.”

그 말이 배려 같았는데요. 저는 압니다.
그건 배려가 아니라 통보였습니다.
“내일 너는 일찍 일어나서 해야 한다.”

남편은 거실 소파에 누워 TV를 켰습니다.
저는 주방에서 재료를 정리하면서도 계속 남편을 기다렸어요.
“뭐 도와줄까?”
“내가 할게.”
그 한마디만 해줬으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텐데요.

남편은 하품을 하더니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저는 깨우지 않았어요.
그땐 제가 참는 게 성숙한 줄 알았습니다.
그땐 제가 조용하면, 내일이 덜 힘들 줄 알았습니다.

새벽 4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습니다.
이상하죠.
명절만 되면 몸이 먼저 알아요.
‘오늘은 네가 뛰어야 한다’는 걸요.

주방 불을 켰습니다.
집은 조용했고, 거실도 조용했고, 방도 조용했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은 저 하나였어요.

물을 올리고, 칼을 꺼내고, 전을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기름 냄새가 옷에 배고, 손목이 아프고, 허리가 뻐근해졌습니다.
저는 중간중간 거실 쪽을 봤어요.

‘이 정도면 일어나겠지.’
‘내가 새벽부터 이러고 있으면 미안해서라도…’

그런데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시어머니도, 시아버지도, 시누이도요.
저 혼자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국 끓이고, 설거지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손을 베었습니다.
진짜 별거 아닌 상처였는데, 그 순간 눈물이 확 올라왔어요.
아파서가 아니라, 너무 서러워서요.

그때 거실을 보니까 남편이 이불 덮고 소파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정말 편하게요.
저는 그 모습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저는 지금 전쟁터인데, 남편은 휴가 나온 사람 같았거든요.

아침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났습니다.
시어머니는 주방에 들어오자마자 제 얼굴보다 음식부터 봤습니다.
그리고 첫 마디가 이거였어요.
“아휴, 왜 이렇게 늦게 했어? 전이 이 정도면 모자라겠다.”

저는 새벽 4시부터 했습니다.
그런데 ‘늦게’ 했대요.

그때 남편이 뒤늦게 일어나서 하품하면서 말했습니다.
“자기야 힘들었지?”
저는 그 말에 대답을 못 했어요.
대답하면 울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결정타가 왔습니다.
아침 상을 치우고 잠깐 숨을 돌리려는데, 시어머니가 저한테 말했습니다.
“너 오늘은 친정 가지 마라.”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네?”
시어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어요.
“명절인데 여기서 해야지. 네가 친정 가면 누가 치워? 설거지 누가 해?”

그 말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저는 딸이 아니라, 인력이었어요.
저는 며느리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남편을 봤습니다.
이럴 때 남편이 말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남편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그냥 말이 그렇지. 잠깐만 있다가 가자.”

그 말이요.
중재 같죠?
저는 그게 “엄마 편”으로 들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명절이 힘든 건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남편이 제 편이 아니어서라는 걸요.

저는 그 자리에서 소리치지 않았습니다.
울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속으로 결심했어요.
‘오늘은 싸우지 말자. 대신 룰을 만들자.’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 저는 A4 한 장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남편 앞에 놓고 말했어요.
“우리 명절, 앞으로 이대로 가면 나 진짜 못 해.”

남편은 또 그 말부터 했습니다.
“우리 엄마 원래…”
저는 잘랐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면 더더욱 룰이 필요해. 원래는 절대 저절로 안 바뀌거든.”

저는 종이에 딱 세 가지를 적었습니다.

첫째. 명절은 ‘시간제’로 한다.
도착 시간, 출발 시간을 명절 전에 확정한다.
‘눈치 보며 하루 종일’은 없다.

둘째. 명절 일은 ‘근무표’로 한다.
음식, 상차림, 설거지, 정리.
여기에 당신 이름이 반드시 들어간다.
“도와줄게” 말로 하지 말고, 이름으로 하자.

셋째. ‘친정’은 협상이 아니다. 일정이다.
시댁 들렀으면 친정도 간다.
그걸 누구 허락받지 않는다.
그리고 이 말을 시어머니께는 당신이 한다.
내가 직접 말하면, 갈등이 커지고 나는 나쁜 며느리가 되니까.

남편이 말했어요.
“이렇게 하면 엄마가 섭섭해할 텐데…”
저는 아주 단순하게 답했습니다.
“엄마가 섭섭한 게 내 인생보다 중요해?”

그 질문에 남편이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다음 명절, 우리는 똑같이 시댁에 갔습니다.
다만 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어요.

남편이 먼저 주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앞치마를 맸습니다.
저는 그 장면이 아직도 기억나요.
그게 멋있어서가 아니라,
그제야 제가 ‘혼자’가 아니게 됐거든요.

시어머니가 바로 말했습니다.
“아니, 네가 왜 주방에 있어? 남자가…”
그때 남편이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집에서는 내가 해. 우리 부부가 정한 거야.”

저는 그 말 한마디에 숨이 쉬어졌습니다.
제가 그동안 원한 건 ‘도움’이 아니었어요.
‘내 편’이었어요.

그날도 일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었습니다.

저는 ‘일하는 며느리’가 아니라
‘참석한 가족’이 되었고,
남편은 ‘중간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되었습니다.

명절은 하루입니다.
하지만 명절의 룰은 다음 1년을 결정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깨달은 건 이거예요.
착한 며느리가 되면, 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시키기 편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명절에 착하지 않습니다.
대신 정확합니다.

시간, 역할, 말할 사람.
이 세 가지만 정하면
명절은 최소한 ‘전쟁’은 아니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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