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BTN] 한국의 명찰 – 운악산 봉선사 (1995년제작)

[다시보는 BTN] 한국의 명찰 – 운악산 봉선사 (1995년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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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봉선사

고려 광종 20년인 969년에 탄문스님이 운악산 자락에 절을 창건하고 운악사라고 부른 것이 봉선사의 전신이라고 전해집니다.

봉선사로 이름을 바꾼 것은 조선 예종 때인 1469년입니다. 왕의 어머니인 정희대비가 죽은 남편 세조의 능을 운악산으로 이장하여 광릉이라하고, 이 절을 세조의 명복을 비는 사찰로 삼아 '선왕을 받든다'는 뜻으로 봉선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예종은 친필 현판을 하사하기도 했습니다. 1551년에는 교종의 으뜸 사찰로 지정되는 등 사세가 번창했습니다.

남양주 운악산 봉선사는 교종의 수사찰과 갑찰로 불리는만큼 일주문의 다포가 화려합니다.

정희왕후가 세조의 명복을 비는 자복사(資福寺)로 봉선사를 초창할 때 절 입구에 심은 한 그루 느티나무가 아직 건재합니다. 수고 21m, 나무둘레 5m, 수령은 550년입니다.

당간지주(幢竿支柱)는 깃발을 세우는 기둥으로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 기(幢)를 걸어 외부에 알리는 구실을 하였습니다. 봉선사 당간지주는 예종 1년(1469) 초창 때 세워진 것으로 명종 6년(1551) 승과고시 부활과 더불어 전국 스님들이 모여 승과평(僧科坪)에서 시험을 치를 때 승과기(僧科旗)를 높이 달아 두었다고 합니다. 1매의 대석을 깎아내어 양쪽 기둥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제작기법이 뛰어나고 보기 드문 형태입니다. 기둥높이 148㎝, 기둥너비 34㎝, 기둥사이 40㎝, 전체너비 108㎝, 두께 100㎝로 웅장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범종루 2층에는 아침과 저녁 예불 때 치는 4가지 불구(佛具), 즉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의 불전사물(佛殿四物)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눈여겨봐야 할 것은 1층의 동종입니다.
봉선사동종(奉先寺銅鐘)은 예종 원년(1469)에 선왕인 세조대왕의 치적을 기리고 명복을 빌기 위하여 정희왕후의 발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총 높이 229.4㎝, 입지름 156㎝의 대형 청동범종으로 보물 제397호로 지정돼있습니다. 종의 고리 부분에는 2마리의 용이 머리를 서로 역방향으로 향하는 일체쌍두(一體雙頭)의 용뉴(龍鈕)를 형성하였으며, 중심 정상부에는 용의 발톱으로 여의보주를 소중히 받든 모습입니다. 종의 몸체에는 상부로부터 연판, 연곽, 보살상, 범자, 하대장식이 배치되었으며, 상대와 당좌는 생략되었습니다. 천판은 반구형으로 조형되었으며, 주연(周緣)에는 넓은 단엽복판연화문(單葉複瓣蓮花紋)을 돌려 장식하였습니다. 그 밑에는 2조의 융기된 선각(線刻)을 돌려서 종신(鍾身)과 구분을 이루었습니다. 종신 중복(中腹)에는 융기된 3조의 횡대를 돌려 몸체를 상하로 구분하였습니다. 사방의 연곽대에는 섬세한 당초문이 장식되었고, 그 안에는 반구형으로 돌출된 8엽화문이 모두 9개씩 정열된 모습입니다. 보살상은 얕은 선각부조로 조형되었는데 상호, 의습, 영락 등의 묘사가 매우 섬려합니다. 하대에는 나선형의 거친 파도문이 정려하게 장식되었습니다.
남양주 봉선사 동종은 15세기 후반에 왕실의 발원으로 관장(官匠)에 의하여 제작된 대형 범종입니다. 용 조각이나 각부 장식의 조형 상태가 우수하고 종신의 연곽과 보살상, 하대문양 등 부분적으로 한국종의 문양요소가 반영된 조선전기의 모범적인 조형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큰법당’은 1970년 운허(1892~1980) 스님이 옛 대웅전을 복원하면서 새로 붙인 이름인데, 큰법당은 편액뿐 아니라 기둥글(柱聯)도 한글입니다.
보물 제1792호인 남양주 봉선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毘盧遮那三身掛佛圖)가 큰법당 안 괘불함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괘불도의 아래쪽 화기를 통해 제작연도, 시주자, 화사의 이름을 알 수 있는데 영조 11년(1735)에 봉안되었고, 시주자는 상궁 이성애로 정조의 어머니를 위해 발원한 것이고, 화사는 임응 스님을 팀장으로 학총 등 4명의 도화서 화원입니다.

조사전(祖師殿)은 원래는 봉선사를 초창하여 개산(開山)한 개산대공덕주 정희왕후 윤씨와, 중건공덕주인 계민선사와 정문수행을 모시기 위한 당우(堂宇)인 개건당(開建堂)이었습니다. 1977년 월운 주지가 그 오른편에 새로 개건당을 지어 개산(開山)과 중건(重建)의 공덕주들을 모시고, 원래의 개건당은 조사전으로 장엄하여 계민선사 등의 영정을 모시고 있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소실된 것을 1637년에 복구했으나, 한국 전쟁으로 또다시 전소되어 현대에 복원한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삼성각(三聖閣)은 1926년 월초화상이 독성각(獨聖閣), 북두각(北斗閣), 산령각(山靈閣)으로 건립하였는데, 6·25전쟁 때 소실되지 않은 유일한 전각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태허(운암 김성숙)스님, 운허스님이 머물렀고, 운허의 친척 형이 되는 이광수도 은거한 일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광수 기념비가 절 입구에 세워져 있습니다.
광복 후 몰아친 친일청산의 폭풍을 피해 향산광랑(香山光郞) 이광수가 이곳 봉선사 요사채(寮舍) 어딘가에서 1년 간 은둔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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