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을 함께한 나의 고양이 보리, 마지막 4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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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보리야
너를 추억 할 마지막 영상이 이것뿐이라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많이 울지 않고 니가 좋은 곳 갈 수있게 기도 할게
할 말이 너무나 많아 이 짧은 영상안에 다 담을 수가 없네

보리 너를 처음 만난 날을 생생하게 기억해
손바닥만큼 작고 어리던 니가, 나한테 의지해서 잠자고 먹고..
너랑 같이 지내면서 힘든 일 다 잊고 웃으면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
영리하고 장난끼 많던 니가 언제부터인지 참 많이 어른스러워졌는데
그땐 마냥 그게 편하다고만 생각했지 점점 우리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는 거라고는 실감하지 못한 것 같아.

남들은 안 믿겠지만, 내가 울면 솜방망이 같은 손으로
눈물도 톡톡 닦아주고 내가 화가 나 있으면 같이 기분이 안좋아서
하루종일 꼬리를 탁탁 치고 다니던 너.
아침에 눈을 뜨면 옆 자리에 누워서 지긋이 바라봐주던 우리 보리

항상 내가 설거지할 때에는 꼭 싱크대에 올라와서 끝날 때 까지
기다려주던 너였는데
떠나던 이틀전까지도 싱크대에 올라오려고 뛰다가 넘어지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네

생각해보면 너는 정말 미련하게 또 끈질기게 내 손길만 바래왔던 것 같아
너의 하루는 나를 기다리고, 생각하고, 원하는 시간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바빴던 내가 원망스럽고 더 챙겨주지 못한 시간들이 원망되지만
아픈데도 끝까지 소리 한 번을 내지 않던 니가..
마지막 가는 순간에 행복했다고 대답해줘서 마음이 놓여
그래도 마지막 순간 우리가 같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참 이상하게도 평상시와 같이 살아지는데,
자꾸만 먹먹하고 답답하고 문득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든다

너무너무 보고싶어


보리야
나 기다려줘서 고맙고, 내 옆에 와줘서 고맙고
내 고양이여줘서 고마워
먼저 가 있으면 나 열심히 살다가 나중에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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