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참혹했던 국회 풍경을 7개의 결정적 장면(#7)으로 추려보았습니다.
사실 이 7장면은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국회 계엄 작전, 충돌, 진입이 하나의 축이라면, 다른 하나의 축은 그 폭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민과 국회 구성원, 폭력의 주체가 되기를 주저하는 계엄군, 그리고 의원들의 결의입니다.
평범한 시민과 그날 국회를 지켰던 보좌진,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로 재구성했습니다.
서울의 봄 OST 만큼 이 상황을 잘 표현할 음악이 있을까요? 음악과 함께 공포가 희망으로, 그리고 씁쓸한 블랙코미디로 바뀌어가는 장면을 돌아봅니다.
■ #1. 계엄 선포 : "척결하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남철 / 그림 제보자(소리만)
“아파트 안에 있는데 갑자기 헬기 소리가 나서 창문을 열어보니까 지금 헬기가 막 뜨더라고요. 굉장히 놀랐죠. 가족들도 큰일 난 거 아니냐고 하면서 막 애들도 걱정을 하고 그렇죠.
이쪽 사거리에서 남태령 넘어가는 길에 수방사가 있거든. 평상시에 불이 산속에 있기 때문에 불빛이 안 보이는데 그날은 아마 밤새도록 불 켜놨더라고. 11시 넘어서니까 남태령에서 거기서 나와서 이수역 지나서 아마 저 용산으로 가든지 아니면 여의도로 가는,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죠.”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서양진/ 대구시(소리만)
“와이프가 11시쯤에 이제 큰일 났다고 해서 일어나서 이게 현실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뉴스가 전해지는 걸 보고 이게 어떻게 지금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2024년도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윤석열 대통령(소리만)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명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 #2. 국회 정현관 충돌 : "아, 정말 겁이 많이 났어요"
서슬 퍼런 국군 통수권자의 의지는 이렇게 하달되었고, 계엄군은 국회로 진입했다.
서양진 /대구시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뛰어들어오고 또 군인들이 출동하고 하는 걸 보고 /아 정말 겁 많이 났어요.
eff 보좌진-계엄군 몸싸움
"못 들어와! 오지마! 오지마! 여기 오면 안 돼요. 왜, 왜“
서양진/ 대구시
국회 보좌관들하고 이렇게 막 엉기기 시작했을 때 혹시라도 사고가 나지 않을까 굉장히 긴장하면서 봤던
eff “한명씩 끌어내 한명씩”
“우리 젊은 친구들, 역사적 죄인이 되면 안 돼. 진짜로 정말로 당신들이 무슨 죄가 있어”
서양진/대구시
지금 2024년도에 일어날 수 없는 사유를 가지고 이제 계엄을 선포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리고 계엄을 선포를 하는지 의문
■ #3. 계엄군 국회 진입 :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지금 군인 진입중입니다. 한 층만 내려가 주세요.”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다고 얘기를 해서 정확히 현장에서는 안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으니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저도 갔었습니다.”
정문 대신 유리창을 깨부수고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
eff “너희들 다 잡혀간다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김석태 비서관
“좀 시끄럽게 유리창 깨지고 막 이렇게 진입하는 게 들려서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한 대여섯 명 정도로 보였습니다. 문 앞에”
“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계엄군들이 그냥 파도처럼 이렇게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몸싸움이 좀 있었고, 당연히 뭐 제가 상대가 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막 쓰러지면서 그 과정에서 좀 다쳤던 것 같고요.”
eff “스마트폰을 왜 가져가요!”
김석태 비서관(소리만)
“제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요. 다른 계엄군은 대오에 합류하기 위해서 뛰어가는데 그 한 사람만 자꾸 스마트폰을 잡고 버티고 몸싸움을 하길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테러 작전을 위한 뭐 사람들 참수부대라고 하더라고요.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하는 분들인데, 나중에 영상을 보신 분들이 ‘너 그러다 연행되거나 현장에서 즉결 처형을 당할 수도 있을 상황이었는데 왜 그랬냐’ 그런 말을 하니까 더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김 비서관(얼굴)
계엄군이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이 피난다고 괜찮냐고 물어봐서 저도 옷에 또 여기가 피가 묻어 있던 게 보여서 어디 피나는지 만지다가 보니까 얼굴에서 피가 나더라고요.
■ #4. 월담 : "도로에 차를 버리다, 의원도 보좌관도 담을 넘다"
eff)(경찰무전)
“계엄 포고령이 하달되었습니다. 가능한 장소부터 차벽 조치하세요”
경찰은 무전 속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통행을 차단했다.
eff “국회의원은 들어가야지”
"(저희도 지시에 의해서….) 그 지시가 누구냐고요! 그러니까 그게 불법이라고요!"
“현직 국회의원을 못 들어가게 하는 게 어딨어!”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는 따를 수 없다는 이 사람들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박규태 비서관
“정문은 이미 막혀있었고요. 경찰들은 이미 배치가 다 돼 있었고 약 한 5에서 10미터 간격으로 배치가 다 돼 있었고.”
eff (경찰 무전)
“비문에서 경정문 사이에 도로 정찰하는 지역 순찰차와 1개 단위로 부대 편성된 직원들은 담 넘어가는 걸 막는 역할을 하시면 됩니다”
박규태 비서관
“한쪽에서 이제 난리가 핀 상황이었으니 그쪽으로 경찰들이 몰려가는 바람에 그쪽은 그나마 경계가 허술했고요. 그때를 틈타 이제 월담해서 들어갔습니다.”
국회 보좌진
“그 짧은 한 바퀴 도는 동안 누군가는 담을 튀는 게 거의 1m 단위로 담을 튀고 계셨고 다들 도로에 차를 버리고 견인이나 이런 건 고민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고요. 의원님도 계셨고 보좌관도 계셨어요.”
■ #5. 이상한 계엄군 : "가슴 속에 내가 왜 이래야 하나, 물음표"
박규태 비서관
“무장을 했었고요. 총을 들고 있는 상태였고 저희보다 덩치가 뭐 몇 배는 컸던 친구들이었습니다.
무장한 계엄군과 맨 손인 보좌진의 대치가 긴장감 속에 이어졌다.
박규태 비서관
“일단은 표결만 부치면 이 상황은 종료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흥분되지 않게 안정화하고 우리도 대치하는 정도로만 좀 평화롭게 지나갔으면 그 시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에 몇 명 들어갔나, 재석인원들을 계속 확인 했었고요. 의원님들 100명이 들어갔다, 120명이 들어갔다, 150명이 들어갔다... 이런 걸 계속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저희들끼리 소문이 나요. 안에 계신 분들이 밖에 나오지 못하니 이제 문틈 사이로 얘기를 해준 것 같아요.”
다행히도 ‘척결’을 말하는 명령권자의 의지와 달리 현장의 계엄군은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았다.
김석태 비서관
“박근혜 정부 때 만들었던 그 계엄령 시나리오대로라고 한다면 바로 의원님들을 체포할 것이다, (그래서) 2층으로 진입했던 계엄군들은 저는 바로 2층 로텐더(홀을 통해서) 본회의장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3층으로 올라가더라고요. 그 3층은 국회 의장실이 있는 곳이거든요. 설마 의장을 체포하려는 건가.”
박규태 비서관
“굉장히 고도화된 훈련을 받으신 분들이라 옥상에서 강하한 다음 그냥 창문 깨고 들어가는... 그렇게 진입만 하면 사실 국회 본청이 뚫리는 건 매 한가지인데, 만약에 그분들이 폭력적으로 진압할 거 였으면 사실 이 소파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정문으로 들어온 거는 정확한 명령이 없었거나, 아니면 이 분들도 좀 헷갈리지 않았을까... 일단은 그분들도 물음표는 들었을 거예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되지 라는 물음표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치를 하면서도 서로를 토닥이고, 자제하고, 또 자제시키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석태 비서관
“(계엄군) 지휘관 한 분이 권총을 차고 있었는데 권총에는 장전이 된 상태였고 권총에 계속 손을 올려놓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자꾸 손을 올려놓느냐 다른 보좌관님이 말씀하셔서 몇 번을 얘기했더니 권총에서 손을 떼더라고요. 소총에도 탄창이 결합되어 있지 않았고, 탄창이 껴 있는 거 없는 거 있었찌만 탄창이 껴있는 소총도 빈 탄창인 거는 저는 확인을”
국회 보좌진
“100% 잡아간다고 해서 다들 팔짱을 끼시고, 특히 10년차 이상 보좌진인 분들은 따로 또 모이셔서 더 바리케이트를 해주셨었는데, (계엄군이) 막상 들어와서는 그냥 걸어다니더라고요.
본청과 국회의원회관 이어지는 지하에서도 그냥 걸어다니고 저희를 보고도 뭐 잡아가거나 하는 의도는 아니었고 그래서 왜 들어온거지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주요 의원님들을 체포하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무슨 목적으로 들어온 건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죠."
■ #6. 결의안이 통과되다 : 등을 보이며 철수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그러는 동안 계엄을 무력화할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비상 계엄 해제 결의 요구안은 가결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eff “땅땅땅”
“이제 비상계엄선포는 무효입니다. 따라서 군경은 즉시 국회 경내를 나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는 등을 보이며 철수했다.
▲ 계엄군 “찍지 마세요. 물러나세요. 오시면 안됩니다.”
계엄 발동 약 두 시간 반, 계엄군의 국회 진입 한 시간여 만이었다.
▲ 계엄군 “철수할 겁니다.”
“조금만 뒤로 가면 자기네들 철수한다고, 조금만 도와주세요. 조금만 뒤로 가주시죠”
호통치는 사람들을 애써 피하는 계엄군.
“부대장님, 지휘관이면 지휘관답게 행동하세요. 예? 가만히 앉아서 지휘를 하세요”
▲ 계엄군 “기다려주십쇼.”
“뭘 기다려!”
헬기를 타고 전격적으로 침투했다가 한사람 씩 줄을 서서 회전문을 통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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