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에 대한 오해(고정관념) I 깨달았다는 사람들의 과오와 몰락을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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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수.
동국대 WISE캠퍼스 '선어록강독'(돈황본 육조단경) 수업 영상입니다.


깨달은 사람은 이후로 어떤 흠결도 없어야 하는가?
퇴전/퇴보/미끄러짐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깨달은 적 없는 사람이,
혹은 깨달았다고 착각한 사람이
자기기만적 합리화에 빠진 것이라면
그것은 아주 나쁜 사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잠시 발을 헛 디딜 수 있고
영영 몰락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패와 추락의 경험을 딛고
더 깊고 넓은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길을 간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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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납득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깨달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그렇다면 못 꺠달은 것 아닌가?


그러나 깨달음에 대한 경직된, 고정 관념을 놓고
조금 더 현실적인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선종에서,
적어도 육조단경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은
산 꼭대기 최정점에 도달함으로써만 획득가능한,
거기에서 내려오는 일이 없어야 하는
그런 깨달음이 아닙니다.

그러한 법의 관념, 꺠달음에 대한 관념을
깬 분이 육조 혜능입니다.

산 꼭대기든 산 아래든
지금 딛고 있는 모든 발 아래가 그대로
깨달음의 자리라고 혜능스님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엄격함과 엄정함 보다는
더 넓고 깊은 포용/수용/허용/인정이 요구됩니다.

일점의 오염 없는 완전함과
최정점만을 인정하겠다는 태도는
모든 수행자를 잠재적 실패자로 의심하게 할 것이며
당신의 수행과 삶 또한 꼬장꼬장하고 팍팍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큰 가능성과
본성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는 수행은,
모든 수행자를 잠재적 성취자로 보게 하며
당신의 수행과 삶 역시 감사와 충만의 길로 만들 것입니다.

꺠달음과 해탈에 대한 열망을 진실히 가지고
부지런히 나아가되
모든 단정과 관념에서는 느슨해지시기 바랍니다.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겠지.

마음에는 어떠한 제한도 한계도 없기 떄문입니다.
앞으로든 뒤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