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입시 위해 학교 떠난다…공교육 붕괴 가시화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진행자 코너]
공교육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과도한 사교육 시장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이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은 차원이 다릅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사교육 시장에서 수능 준비에만 올인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교 1, 2학년들 사이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기대했던 성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들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집중하기 위해서 자퇴를 선택한 뒤 입시학원에서 검정고시와 수능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인됩니다.
지난 2020년 1.1% 수준이던 고교 자퇴율은 지난해 2.1%로 4년 만에 거의 2배가 됐습니다.
대신 검정고시를 통해 수능에 응시하는 학생 수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올해 고3이 수능을 치르는 2026학년도 수능 응시생 55만 4천여 명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은 2만2천여 명으로 1995년 학년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과거에 비해 학교의 존재감이 미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이렇게 계속 늘면 아예 공교육이 붕괴되는 것 아니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문제는 올해 고1 학생들부터 시행된 고교 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입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수강하듯이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듣고 싶은 과목이 재학 중인 학교에 개설되지 않았을 경우 인근 다른 학교나 온라인을 통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교사들 역시 필요에 따라 자신이 근무중인 학교 뿐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지도하게 됐습니다. 특히 고교학점제 시행 이전엔 과목별 별도의 이수기준이 없었지만 시행 이후에는 과목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 성취율 40% 이상을 달성해야 졸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같은 대대적인 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이 자퇴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습니다.
여기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성적을 잘 받을 과목에만 학생들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해 내신 등급도 5등급제로 바꿨는데, 이런 변화가 오히려 학생들이 더욱 자퇴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1등급 구간이 9등급 때보다 넓어지면서 상위 등급에서 밀려나면 수시는 끝이라는 압박감이 더욱 커진 것입니다. 그러자 내신 성적을 올릴 시간과 노력을 대신 정시 준비, 즉 수능 준비에 쏟아붓기 위해 자퇴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자퇴생이 문제아로 여겨지던 건 옛일이고 자퇴가 아예 대입 전략의 하나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고교 자퇴율이 더욱 높다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PD 류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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