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미스터리 소설 목각인형

비가 더 세차게 내렸다. 우산을 펴고 차에서 내려 노파에게 다가갔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노파는 고개를 들었다. 주름진 얼굴, 움푹 패인 눈. 그러나 그 눈동자는 이상할 정도로 또렷했다. 마치 젊은이의 눈처럼.
"도와주실 건가요?"
목소리는 쉰 듯했지만, 어딘가 강렬했다.
"어디로 가셔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면 모셔다 드릴게요."
노파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미 늦었어요."
"무슨 말씀을..."
"대신 이걸 받아주세요."
노파는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천으로 감싸인 작은 물건이었다. 그녀가 천을 벗기자, 그 안에서 목각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15센티미터 정도의 크기. 정교하게 깎인 여자 얼굴. 눈, 코, 입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소름이 돋았다. 인형은 미소 짓고 있었다. 아니, 미소라고 하기엔 뭔가 비틀린 느낌이었다.
"이건 좋은 인형이에요. 가져가세요."
"할머니, 저는..."
"부탁이에요."
노파의 손이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그녀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강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그녀의 힘은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
"당신은 친절한 사람이에요. 그러니 이걸 지켜줄 수 있을 거예요."
"지킨다니, 무슨..."
노파는 갑자기 손을 놨다. 그리고 비 속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나는 손에 든 인형을 내려다봤다. 빗물이 인형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순간, 인형이 우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