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을 중심으로, 현대 도시의 삶과 어우러지는 이야기가 풍성한 수원으로 떠나본다 ㅣ 한국 재발견 (KBS 20120707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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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발견 '정조의 꿈, 오늘을 만나다 - 경기 수원'

■ 도심 한복판에 우뚝 솟아있는 아름다운 화성이 현대 도시의 삶과 어우러지는 도시, 수원. 조선 22대 임금이자 대표적인 개혁 군주로 꼽히는 정조와 떼어놓을 수 없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그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은 화성을 중심으로,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를 향한 효심과 웅대한 개혁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만든 계획신도시. 사통팔달한 교통 등의 장점을 살린 시장문화며 정조가 계획적으로 만든 저수지 등을 통한 농업 1번지로서의 역사가 깃든 도시기도 하다. 또한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꼽히는 나혜석의 고향으로, 지금도 젊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를 만들고 있는 수원. 전통의 문화가 도시의 삶과 공존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가 꽃피는 마을마다 살아가는 이야기가 풍성한 수원으로 떠나본다.

1. 정조의 꿈이 깃든 세계문화유산 - 화성
수원 시내 도심 한복판에 우뚝 솟은 팔달산을 중심으로 5.7킬로미터에 걸쳐있는 화성은, 정조 18년부터 축성한 것으로 한국 전통건축의 완성품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독창적인 디자인과 과학기술을 자랑한다. 옹벽, 치성, 공심돈 등 최첨단 전투요새라 불릴 정도의 특수시설과 이만한 성을 3년도 안되는 시간에 지어낼 정도의 과학기술, 그리고 2백 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까지... 그 독창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 이곳을 중심으로 정조는 자신의 개혁과 이상을 실현시킬 새로운 수도를 만들고자 했다는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꿈꾼 정조의 웅대한 꿈을 만나보고, 이곳에서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이 익혔다는 무술인 무예24기의 전통을 이어가는 공연무술팀을 만나본다.

2. 전국의 물자는 수원으로 모인다. - 사통팔달 못골시장
수원 화성 주변에는 무려 9개나 되는 시장이 발달해있다. 전국의 물자는 수원으로 모인다 할 정도로, 물류의 중심지로 불리는 수원. 수원 일대를 자급자족 도시로 육성하고자 했던 정조는 통공정책을 통해 자유로운 상행위가 가능하게 만들어 수원 일대에 상인들을 유치했다. 실사구시의 시대가 열리는 시대, 신분계급으로 정체된 조선의 힘을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이 상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화성 인근에 시장을 열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상인들을 불러 모으며 형성된 상가는, 경부선 고속도로와 철도 등의 교통망이 뒷받침되면서 더욱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가운데 못골 시장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독특한 문화로 눈길을 끄는데... 상인들이 직접 DJ가 되는 못골 온에어 라디오 방송을 비롯해 상인들이 주축이 된 밴드며 아줌마 합창단까지,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장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못골시장의 활기찬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3. 한국농업의 뿌리, 농업1번지 수원
도시에 사람이 모이려면, 상업은 물론 농업의 발전도 중요했던 시대. 정조는 수원을 농업 중심도시로도 육성하고자 했다. 그래서 여러 개의 인공저수지를 만들고 각 종 농업 연구에 힘썼다는데...근현대 농산물의 품종 개량 등을 담당해온 농업진흥청이나 서울대 농과대학이 소재할 만큼 근현대 농업의 시작과 끝으로 일컬어지는 수원. 현대화의 물결 속에 이제 농경지는 거의 사라지고 도시적인 모습만 남아있지만, 과거 농업의 중심지였던 수원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마을이 하나 있다. 바로 아파트촌과 어우러진 농경지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입북동-. 이곳의 한 농가에서는 최근 흑토마토 수확이 한창인데.... 수원이 물류의 중심지다보니, 유통적 이점이 커 이곳을 선택했다는 농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한 수원에서 유일하게 200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부자(父子) 농부는 일반적인 소와 함께 전국에서 이름난 싸움소를 키우고 있다는데... 한때는 전국 최고로 이름나있던 수원의 우시장 덕분에 이 일대가 모두 소 키우는 축사였지만, 지금은 모두 공장지대로 변하고 유일하게 이곳에 남아있다는 이들-. 이들이 지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축사가 아니라, 우리 농가의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4. 혼이 살아있는 문화의 도시 -나혜석과 레지던시
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로 꼽히는 나혜석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백 여 년 전,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 신여성이자 재능 있는 예술가였던 나혜석. 수원 서호, 화령전 작약 등 고향인 수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재로 한 그림들을 남기기도 했는데... 수원 시내 한 켠에는 나혜석 거리가 조성돼, 나혜석의 그림과 글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자 음악공연 등이 이뤄지는 문화의 거리가 되고 있다. 또한 수원 화성 근처 행궁동에는 나혜석의 초상화를 타일로 만든 커다란 벽화가 눈길을 끄는 건물이 있는데... 젊은 예술가들에게 무상으로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레지던시가 그것이다. 레지던시에 입주해있는 예술가들은 모두 30여명 남짓. 작업공간은 물론, 서로 종류가 다른 작가들끼리 교류하거나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지역주민들과 호흡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어 인기가 높다는데...
나혜석의 예술혼을 이어나가며 수원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본다.

5. 예술이 거리에서 살아난다 - 지동벽화마을
화성 인근에 위치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동.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최근 들어 주민들의 노력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1960년대부터 건축된 오래된 집들이 가득한 도심 속 고향 같은 풍경을 지닌 마을. 그런데 좁은 골목길마다 최근 다양하고 독특한 벽화들이 그려지면서, 지동은 수원의 또 다른 명소가 되고 있다. 전문 화가는 물론, 동네 미술학원 아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만들고 있는 지동의 골목길. 화성 성곽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정겨운 이웃들의 웃음을 만날 수 있는 지동마을에서 전통을 지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수원의 새로운 모습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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