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에서 해외취업, 세계여행을 가기까지

안녕하세요 상가입니다.
여행 영상만 올리다가 이런 영상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하고 찍은 것 같아요. 영상 초반에 말하는 것처럼 이번 영상을 찍을지 말지 수도 없이 고민했는데, 최근 유튜버 캡틴 따거 님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 걸 보고 용기를 냈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은 영상이라 어떻게 보면 그동안 숨기고 살아왔던 저의 치부를 다 드러내는 영상이 될 것 같아 업로드를 누르는 순간까지도 이걸 올리는 게 맞을까? 하며 망설였는데, 그럼에도 제가 살아온 이야기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선한 영향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살아 왔습니다. 저를 모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대학 시절 이야기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딴청을 피우며 움츠러들게 되었고, 자리를 비운다든지 대화 화제를 돌리려 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 공부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 같고,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가지 않겠냐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지금 고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게 당장 없더라도 나중에 하고 싶은 게 생긴다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할 것 같지만 그 시절의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원에 사는 제가 충남에 있는 왕복 5시간 거리의 전문대를 가게 되고, 군대를 전역하고 멕시코를 가겠다는 선택을 하기 전에 영상에는 생략되었지만 호주로 도피성 워킹홀리데이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노가다, 분양 사무소에서 8개월 간 허송세월을 보낸 뒤 야간 세차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았고 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지 않아 필리핀으로 6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오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멕시코라는 대안이 생겨 멕시코를 가게 되었어요.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삼촌께 여쭤보고, 처음으로 공부라는 걸 해봤어요. 제 발로 독서실이라는 곳을 찾아가 무역학을 전공하면 따는 자격증인 국제무역사와 원산지 관리사를 한 번에 취득하면서 멕시코에 가기 전부터 뭐가 됐든 목표를 가지고 하면 된다는 사실을 인생 처음으로 깨달았던 것 같아요.

맨땅에 헤딩하듯 넘어간 멕시코에서 스페인어가 안 되는 탓에 인터폰을 사용하지 못해 5층에서 1층까지 왔다 갔다 하며 경비 아저씨를 불러와 세탁이 끝났으니 건조기를 틀어달라고 말했던 일부터, 세제를 사러 나가기가 무서워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는 비누를 세탁기 물 나오는 곳에 녹였던 일까지. 정말 대책 없는 우당탕탕 멕시코 생활을 했지만,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한 이후 멕시코 생활 3년 차엔 국가 해외 취업 사이트인 월드잡 플러스에서 2년간 멕시코 공식 취업 멘토가 되었고, 화상 취업 멘토링을 하며 연말 온라인 대학 강연, 코트라 공모전 금상, 코트라 취업 멘토에 초빙되며 멕시코에서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시기를 뽑으라면 멕시코에서의 시간이라 말하겠지만 가장 빛나던 시기를 뽑으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멕시코라 답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죽을 듯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견뎌준 그 시절의 나에게 항상 감사하고 그때의 빛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꾸준히 노력하며 살다 보니 어느새 다가올 서른이 두렵지 않게 되었고 매년 성장하는 기분을 피부로 느끼며 내가 뭘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알게 되면서 앞으로 살아갈 5년 후가 기대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방황하며 무작정 멕시코로 넘어와 대책 없이 살던 4년 전의 저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두려운 마음에 하고 싶은 선택을 망설이는 이름 모를 당신께, 당신도 그렇게 살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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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Letting Go" by Josh Woodward. Free download: http://joshwoodwa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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