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강은숙자작시

낯선 인간성/강은숙

두리 있을 땐
미소 지으며 다가와 아는 척하더니
불편한 사람이 오자
순식간에 나를 외면하고
낄낄거리며 다정하게 나가는 뒷 모습,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마음 한구석이 찢어질 듯 아팠다.

겉으로는 친근한 미소,
속으로는 이간과 질투의 말,
기만과 거짓이 뒤섞인 관계들.
불편함을 알면서도
속물처럼 다시 웃으며 다가오는 그 모습이
소름 돋도록 낯설다.

내 앞에서는 헐뜯고
뒤에선 금세 태도를 바꾸는 얼굴,
잘못을 보고도 모른 척 하는 이중성,
따돌림을 즐기면서도
손짓으로 ‘나는 아니야’라 부정하는 비겁함.

믿음은 그렇게 무너진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이제는 말을 아끼고
거리를 둔다.

세상을 살아보니 알겠다.
수많은 얼굴보다
진심 하나가 더 값지다는 걸.
힘들 때 외면하지 않고
일관된 마음으로 곁에 있어주는
그 단 한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걸.

갈등 속에서도 남 탓이 아닌
이해를 선택하는 사람,
상대를 깎아내리지 않고 존중하는 사람,
악의 대신 배려를 건네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다.

인생은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가면 아래의 얼굴들은
언젠가 본모습을 드러내리라.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식의 무리를 지나
진심인 단 한 사람을 향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