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안 했네?"...'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 남자친구 '무죄' / YTN

[앵커]
제주도에서 렌터카로 음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 여자 친구를 숨지게 한 이른바 '오픈카 사망 사고' 에 대한 1심 재판이 어제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남자 친구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음주운전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관련 내용 알아봅니다. 고재형 기자!

고 기자, 일단 사고 개요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사고는 지난 2019년 11월에 발생했습니다.

제주에 여자친구와 여행 온 A 씨가 음주 운전 사고를 내 여자친구가 숨진 사고인데요.

당시 A 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피해자인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문제로 사고 당일도 다툼이 있었는데요.

A 씨는 좁고 굽은 시골길을 시속 110km 이상의 속도로 급가속해 달리다 사고를 낸 겁니다.

피해자인 여자친구는 충격에 튕겨 나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쳤는데,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숨졌습니다.

[앵커]
검찰이 남자친구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이 사고를 수사한 경찰은 A 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숨지자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다른 판단을 합니다.

A 씨에게 살인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인데요.

사고 직전 A 씨와 피해자가 나눈 대화가 결정적입니다.

당시 A 씨는 '안전벨트 안 맺네?'라고 물었고 피해자가 '응' 이라고 답하자 바로 급가속하는 엔진 소리가 피해자 휴대전화에 녹음이 된 것인데요.

대화가 끝난 뒤 19초 만에 사고가 났습니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이에 대해 A 씨 측은 사소한 말다툼으로 연인을 살해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살인을 계획했다면 안전벨트 미착용 여부를 알리지 않고 차량을 운전했을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앵커]
1심 재판부는 A 씨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어요, 검찰이 예비적 공소 추가를 안 한 것에 대해 언급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A 씨는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1심 재판부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와 다툼이 있었어도 앙심과 원한 등 살인의 동기가 없다고 봤습니다.

또, 지붕이 없는 차량 특성을 볼 때 사고가 나면 A 씨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만큼 범행 수단으로 오픈카를 선택했다는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 살인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이 위험 운전 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 사실로 추가했다면 그것도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더라도 위험 운전으로 여자친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해볼 여지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피해자 측도 한 사람이 숨졌는데 처벌받은 사람은 없어진 것이라며 살인 혐의를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공소장 변경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다만, 남자 친구 측은 너무 억울했고 살인은 아니라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YTN 고재형입니다.




YTN 고재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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