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겸손은 오히려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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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제작 일기
: 오랜만에 영상을 만들었다. 이럴 땐 평소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족한 용기를 끌어쓰느라 조금 힘들었다. 창작은 텐션 유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느슨해질수록 내가 이런 것들을 만들어도 될까, 소용이 있을까 하는 자기 검열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일들은 괜찮아지기를 기다릴수록 안 괜찮아지기도 한다. 창작이 특히 그렇다. 차라리 뭐든 해내야 괜찮아진다. 그러므로 나는 괜찮기 위해서 괜찮지 않은 마음을 안고 뭐든 만들어낸다. 생각해보니 항상 괜찮지 않은 상태에서 뭘 만들었다. 그게 삶의 기본값이다.

그림도 자주 그려야지 다짐을 하지만 언제나 다짐뿐이다. 간만에 그릴 때 느끼는 해방감과 내 서툰 선을 바라보는 즐거운 기분을 놓치기 아깝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따금 그리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내 손목 건강의 비결이다. 이제는 잘 그리기보다는 재밌게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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