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할머니,

Описание к видео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 제 짧고 고통스러운 인생에서 저를 진심으로 돌보아주신 분은 그 분 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정서불안이 있었어요.
갑자기 책상 밑에 숨어 머리를 쥐어 뜯으며 울고,
감정표현이 퍽 이상하고 불안한 아이였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하루도 절 나무라지 않고 그 대신 이야기를 지어주셨어요.
"ㅇㅇ아. 들어봐···" "옛날 한 마을에 예쁘고 착한 ㅇㅇ이가 살았대요. 그리고, 아주 잘 살았대요.
할머니의 주름진 손, 저를 보며 드물게 환히 웃던 얼굴,
매일 똑같고 별 것 없는 이야기를 듣는 전기장판 위의 협소한 우리만의 공간.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서른이 되어서야 느껴요.

할머니는 곧 돌아가셨고 제 꿈에도 찾아오시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가끔 지치는 하루를 끝내고 침대에 누울 때,
웬일로 날숨이 하- 터지며 발가락까지 쇠심줄을 박아놓은듯 단단했던 그날의 고단함과 긴장이 풀릴 때, 느껴요.

할머니 거기 계시죠?
무슨 생각으로, 부모도 버린 아이를 사랑해 주셨나요.
무슨 생각으로 매일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제 이름을 넣은 이야기를 지어서 해주셨나요.
사랑하는 할머니,
다시 한 번만 그 야심한 밤 베개밑 이야기의 순간으로 제가 떠날수 있다면,
이번에는 할머니를 놓아주지 않을 텐데.
똥강아지란 별명 그대로 뛰어들어 할머니의 온몸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텐데.
할머니, 저, 잘 살고 있는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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