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강은나래 국제부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오늘(4일)로 닷새째를 맞았습니다.
이란 심장부 핵시설이 피격됐고, 유럽 가스값은 이틀 새 50% 폭등했습니다.
고립됐던 우리 국민 140여 명은 인접국으로 긴급 탈출했습니다.
국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현재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1] 강 기자, 벌써 공습 닷새째입니다. 전황이 이란의 심장부인 '지하 핵시설'까지 확대됐다고요? 이제 정말 전면전에 가까워졌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상황이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AFP 통신 보도인데요.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핵심 지하 핵시설인 '민자데헤'를 정밀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미군은 지하시설 파괴용 '벙커버스터'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이걸 실은 전략폭격기가 이번에 처음 투입된 겁니다. 미군에 따르면 딱 사흘 만에 이란 내 목표물 1,700곳 이상을 공격했습니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화력입니다. 미군은 현재까지 잠수함을 포함해 이란 선박 17척을 격침하는 등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질문 2] 이런 압도적인 무력에도 이란이 꽤 버티면서 반격을 하고 있죠. 이른바 '가성비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는데, 이게 어떤 계산인가요?
[기자] 네, 그러니까 이른바 '진흙탕 전략'인데요. 이란은 지금 한 대에 3천만 원 정도 하는 저가 드론을 수백 대씩 날려 보냅니다. 그런데 미군은 이걸 잡으려고 한 발에 무려 60억 원이나 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쏘고 있거든요. 가격 차이가 무려 200배나 나는 겁니다. 비싼 미사일을 계속 낭비하게 만들어서 미국의 방공망을 바닥내겠다는 계산이죠. 이걸 두고 미국 언론에선 미군 미사일이 실제로 빠르게 바닥나고 있고, 전쟁이 길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사일 비축량이 넘쳐나서 영원히 전쟁할 수도 있다"며 아주 자신만만한 모습입니다.
[질문 3]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는 물론이고 주변 미군 기지들까지 직접 공격을 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제 보복의 경계가 거의 무너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를 직접 타격했고요. 카타르에 있는 중동 최대 미군 시설에도 미사일을 떨어뜨렸습니다. 심지어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미국 영사관 근처까지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란이 보복 범위를 중동 전역으로 넓히고 있어서, 확전 공포가 그야말로 현실이 된 상황입니다.
[질문 4] 중동 지역 전황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을 향한 '암살 시도'를 이번 이란 공습의 명분으로 내세웠어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한마디로 '정당방위'라는 논리입니다. 하메네이가 사망한 직후에 "그가 날 잡기 전에 내가 먼저 쳤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과거 자신을 암살하려 했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확신하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먼저 안 쳤으면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을 거다"라면서 이번 작전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거였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공격의 근거가 된 '임박한 위협'이 정말 있었느냐를 두고는 미국 안에서도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5] 공습 배경과 관련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도 논란이라고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애초에 루비오 장관은 "임박한 위협"이 존재했다면서,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이 예상됐고, 이란이 보복할 걸 알았기에 미군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먼저 쳤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마가' 안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왜 남의 나라 위해서 미국이 피를 흘려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 겁니다. 당황한 루비오 장관은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히려 내가 이스라엘을 압박했을 정도"라며 선을 그었는데요. 미국의 안보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부각해서 지지층을 달래려는 걸로 보입니다.
[질문 6] 미국은 공습 외에도 이란 정권을 안에서부터 흔드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쿠르드 카드'가 거론된다고요?
[기자] 네, 직접 미군을 보내서 피를 더 흘리기보다 '현지에서 대신 싸워줄 세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입니다. 바로 이란 정부와 앙숙인 쿠르드족을 이용하는 건데요. 이들에게 무기나 정보를 줘서 내부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겁니다. 하메네이 이후의 이란 판을 아예 새로 짜겠다는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목표가 아예 '정권 교체'에 있다는 걸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지도자로 찍어둔 사람들이 이번에 많이 죽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공습이나 숙청 과정에서 대안 세력이 사라졌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했는데요. 결국 베네수엘라에서 했던 것처럼, 밖에서는 압박하고 안에서는 반정부 세력을 밀어주는 이른바 '베네수엘라식 모델' 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7] 그런데 미국이 원하는 '새 판'이 짜이기도 전에, 이란 측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유력하다고요?
[기자] 네, 하메네이가 죽고 딱 닷새 만에 후계 윤곽이 나왔습니다. 차남인 모즈타바가 다음 지도자로 지명될 거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공습으로 회의장도 파괴된 상황에서 혁명수비대가 속전속결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모즈타바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그림자 실세'였습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에는 타협이 전혀 없는 아주 강경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걱정인데요. 혁명수비대가 작심하고 밀어주는 만큼, 모즈타바가 권력을 잡으면 이란의 대응은 이전보다 훨씬 더 파괴적일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물론 사상 첫 '부자 세습'이라 이란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8] 전쟁도 전쟁이지만 당장 경제가 걱정입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겠다고 엄포를 놓으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해군을 보내서 길을 뚫겠다고 나섰는데요. 호즈무즈 해협이 어떤 곳이죠?
[기자]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곳 해협 폭은 딱 34km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전 세계 바다로 나가는 원유의 3분의 1이 여기를 지납니다. 한마디로 '세계의 목구멍'인 셈이죠. 여기가 막히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될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이란은 "유조선 10척 넘게 불태웠다"고 밝히면서 봉쇄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도 원유의 70% 정도를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서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을 보내서라도 이 길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질문 9] 그런 불안감 때문에 금융 시장은 이미 '패닉' 상태입니다. 뉴욕 증시는 출렁이고 국제 유가와 가스값은 통제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간밤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투매' 양상이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질 거라는 공포에 주식을 막 내던진 건데요. 기름값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고, 산유국 이라크까지 감산을 선언하며 불안에 불을 질렀습니다. 여기에 유럽 가스값은 이틀 만에 50%나 폭등했는데요. 사실상 '제3차 오일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질문 10] 강 기자, 중동의 불꽃이 결국 유럽 대륙까지 번지는 모양새네요. 이번 전쟁이 유럽의 안보나 외교 지형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은 지금 10년 전 겪었던 '난민 위기'가 재연될까 봐 아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중해 영국 기지가 공격을 받으면서 안보 위기가 코앞까지 닥쳤는데요. 프랑스가 핵 항모를 급파할 정도로 상황이 아주 심각합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 잘 듣는 동맹만 챙기겠다'며 줄 세우기를 하고 있어서, 나토 내부도 분열되는 모습이고요. 결국 유럽은 안보에 물가 폭등까지 겹치면서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거란 우려가 큽니다.
[질문 11] 강 기자, 상황이 이처럼 위박하다 보니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들 안전이 가장 걱정입니다. 지금 각국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데, 우리 국민들은 무사히 대피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 중동 현지는 자국민을 탈출시키려는 세계 각국의 '엑소더스' 로 아수라장입니다. 미 국무부는 중동 체류 미국인 9천 명이 이미 귀환했고, 현재 1,500명에서 1,600명 정도가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군 수송기까지 동원하고 있고요. 중국 역시 전세기를 투입해 긴박한 철수 작전을 펴고 있는데요. 특히 항공편이 끊긴 테헤란발 중국행 티켓 한 장이 무려 6억 원에 팔릴 정도로 일부 노선은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란 여자배구의 이도희 감독과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동 중인 이기제 선수 등 국민 140여 명의 신변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버스를 이용해 육로로 인접국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루한 소모전이 될지, 단기 정권 교체로 끝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분간 고환율과 고물가 같은 중동발 위기는 피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국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이란 상황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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