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의 세월을 지켜온 초가집과 가장 오래된 건물 관덕정 등 역사와 문화의 제주시 용담동, 삼도동!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20190824 방송]

Описание к видео 300년의 세월을 지켜온 초가집과 가장 오래된 건물 관덕정 등 역사와 문화의 제주시 용담동, 삼도동!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KBS 20190824 방송]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매력있수다 원도심 - 제주시 용담동·삼도동]

■ 제주 원도심을 사랑한 리투아니아 여인
계곡 바위에 앉아 스케치에 열심인 한 외국인을 만난 김영철. 호기심에 인사를 건네니 유창한 한국말로 대답하는데. 북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서 온 아그네. 50개국 이상의 나라를 방문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한다는 그녀. 5년 전 우연히 들렀다가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진 뒤, 처음으로 이곳에 정착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단다. 특히 옛 유적의 흔적이 남아있는 원도심에 마음을 빼앗겼다는데. 제주 토박이들조차 잘 모르는 원도심의 오래된 유적의 흔적을 알려주는 아그네. 제주 원주민들조차 제주의 아름다움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는데. 원도심에 거주하는 아그네는 제주를 알리기 위해 제주 신화와 명소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다. 비록 생김새와 피부색은 달라도 자신이 사는 동네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느 제주도민 못지않다. 김영철은 그런 아그네를 보며 흐뭇하게 웃음 짖는다.

■ 300년 초가집을 지켜온 97세 할머니
원도심을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집 한 채. 하나, 둘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제주 원도심에 유일하게 남은 초가집이다. 조상 대대로 30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박씨초가’. 현재는 안순생 할머니(97)가 7대째 거주 중이다. 꽃다운 시절 시집와 세 남매를 키웠다는 집. 고령의 연세에 작년에 받은 고관절 수술 이후 거동이 부쩍 힘들어진 할머니는 이 집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 중이다. 보관함에 곱게 접어둔 옷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시는 할머니. 이 세상 떠날 때를 대비해 손수 미리 장만해두었던 수의. 마지막 가는 길에라도 자식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아 직접 수의를 준비해두셨다는데. 초가지붕 아래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수의를 정리 중인 할머니를 바라보는 김영철. 그 깊은 마음을 헤아려보며 생각한다. 할머니가 오래오래 건강히 300년 초가집을 지켜주시길...

■ 제주 제사상에는 보리빵이 올라간다?!
가게 밖 진열대에 놓인 동그랗고 길쭉한 모양의 빵들. 김영철이 찾아간 곳은 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보리빵집. 알고 보니 진열된 빵은 제사상에 올리는 보리빵이란다. 제주도가 화산섬인 탓에 예부터 논농사가 힘들었다는데. 대신 잡곡농사가 발달해 보리로 만든 음식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귀한 쌀 대신 보릿가루로 만든 보리상외떡을 제사상에 올리기도 했다고. 시대가 변해 지금은 밀가루를 섞어 만든 보리빵을 많이 올린단다. 지역마다 그 모양도 크기도 천차만별이라 다양한 형태의 보리빵이 있다는데. 부부가 권하는 보리빵을 크게 한 입 베무는 김영철.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 척박한 화산섬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제주 선조들의 고된 삶이 보리빵과 참 닮았음을 느낀다.

■ 2대째 제주 돌담을 지키는 ‘돌챙이’
제주의 옛 이름 탐라국. 돌담은 예로부터 ‘탐라국의 만리장성’이라고 불렸다. 돌은 그렇게 긴 세월을 제주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돌챙이’란 말은 석공을 이르는 제주식 방언이다.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돌챙이로 살고 있는 조환진 씨. 대학생 시절, 강원도로 떠난 여행길에서 늘 보았던 돌담이 보이지 않아 알아보니 다른 지역엔 돌담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충격을 받았다는데. 이후 아버지가 해 온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었는지 깨닫고 자연스레 대를 이어 돌챙이가 되었다. ‘제주 여자의 자존심은 해녀, 제주 남자의 자존심은 돌챙이’라 말하는 조환진 씨. 한여름 뜨거운 뙤약볕 아래 어느 가정집 돌담을 쌓고 있던 그의 얼굴은 금세 땀범벅이 된다. 가만히 있어도 힘겨운 날씨에 무거운 돌을 들어 담을 쌓는 돌챙이를 보며 전통은 진심과 정성으로 전해지는 가치임을 생각해본다.

■ 제주의 깊은 맛, ‘멜국’을 아시나요?
거리를 걷던 김영철의 눈에 띈 낯선 단어 ‘멜국’. 궁금한 마음에 바로 식당에 들어가 멜국을 주문한다. 말간 국 안에는 성인 손가락 굵기보다 큰 고기들이 들어있는데. 제주 향토음식이라는 멜국에 들어간 ‘멜’의 정체는 바로 멸치. 멜은 멸치의 제주 방언이다. 멜국은 물에 멜과 배추, 소금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비교적 간단한(?) 음식이다. 별로 들어간 재료도 없는데 맛은 있을까? 국물 한입 수저로 떠서 맛보는 김영철. 별 거 아니겠지 했다가 국물 한입 맛보더니 눈이 번쩍 떠지는데. 시원한 국물 맛의 비법은 싱싱한 제주 멜에 있다. 한 때는 가까운 탑동 바다 연안에서 쉽게 잡혔던 고기지만 탑동 바다 매립 후 멜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식당 주인장에게 멜국은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향의 맛이다. 그 맛을 떠올리며 고집스레 제주 전통 국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데. 시원한 국물이 좋아 멜국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김영철. 그렇게 제주 사람들의 오랜 추억의 맛을 공유해본다.

■ 제주 풍경을 담는 남자, ‘궤짝카메라’ 사진사
제주 해안도로를 따라 걷던 김영철의 눈에 파란색 미니버스 옆에서 나무 상자와도 같은 이상한(?) 모양의 물건을 가지고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슬쩍 다가가 물어보니, 상자 모양의 이것은 손수 만든 카메라로, 이름은 ‘궤짝카메라’. 이 카메라로 제주의 풍경을 촬영하고 다닌다는데.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34년간 해왔던 미용일도 그만두었다고. 그리고 직접 사진기도 만들었다. 100년 넘은 궤짝을 구해 카메라로 개조했다고. 핸드메이드 카메라다 보니 타이머가 없어 자신이 직접 초를 세야하는 등 모든 걸 손수 작업한다는데. 그렇다보니 최신 카메라의 속도와는 정반대로 흐르는 궤짝카메라의 시간. 초고속화시대에 그의 사진 작업은 늘 긴 호흡과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그에게 사진은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이 아니라, 피사체와 서로 눈 맞추고, 대화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데. 제주를 찾아온 관광객과 원주민들은 물론, 제주도 곳곳을 촬영하며 자신의 삶의 터전인 이곳을 더 사랑하게 됐다는 남자. 김영철도 그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하는데. 푸른색 버스와 바다를 배경으로 포즈를 잡아보는 김영철. 흑백사진으로 남을 지금 이 순간을 마음에 담아본다.

■ 푸른 바다의 맛, 해녀촌 즉석 회
바닷가를 걷다 물질 중인 해녀를 발견한 김영철. 해녀를 따라 걸음을 옮긴 곳은, 마을 주민들이 바다에서 갓 잡아온 해산물로 즉석에서 회를 판매하는 용두암 해녀촌이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해녀 고미형 씨. 그녀의 하루는 언제나 바다와 함께 시작된다. 요즘은 전복, 보말, 문어 등을 잡는다는데. 평생을 함께한 일터이자, 매일매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는 제주 바다. 푸른 바다에 들어가 일에 열중하다보니, 작업하는 순간만큼은 근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하단다. 그녀가 잡아온 해산물을 맛보는 김영철. 비록 바다 속 풍경은 직접 구경하진 못해도 싱싱한 해산물로 진한 바다의 향에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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