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기 청년 50만인데…‘수조 원’ 취업지원금, 직장인 취미활동에 ‘펑펑’ [현장K] [9시 뉴스] / KBS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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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동을 하냐는 질문에 일자리 구하는 것도 포기한 채 그냥 '쉰다'고 답한 청년이 지난 달 50만 명에 달했습니다. 통계청 조사 이래 가장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1년에 수조 원씩 들어가는 구직자 직업훈련 제도가 대기업 직장인들의 취미활동에 이용되는가 하면 졸속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주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대 5백만 원의 직업훈련 비용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내일배움카드'입니다.

공무원이나 일정 소득을 넘는 대기업 직장인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대기업 직장인으로 분류되는 KBS 취재진이 신청해봤습니다.

[카드 신청 장면 : "(지원 대상이) 안 될 것 같긴 한데..."]

신청 사흘 뒤, 고용센터의 확인을 거쳐 카드가 발급됐습니다.

회사 연수를 한동안 안 받아서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은행 발급 장면 : "(국비 직업훈련) 학원 등록이나 결제는 내일부터 바로 된다고요?"]

이 카드를 들고 한 제과제빵 학원에 찾아가 국비 훈련과정을 문의했습니다.

[취재진 : "제가 일하는 거랑 상관없는데 이렇게 취미로 (국비 직업훈련) 듣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제빵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가능해요. 취미 겸 시작하시는 분들이 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국민내일배움카드 운영 규정, 직무와 관련 없는 취미 활동 지원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절차조차 없습니다.

[제빵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솔직히 취업을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시고. 출석률만 맞춰주시면 수료가 되거든요."]

이번엔 직무와 관련 있는 영상편집 학원에 가서 실무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문의했습니다.

[컴퓨터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국비 직업훈련은)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법들을 알려주진 않아요. 6개월 동안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하실 필요가 없다는 거죠."]

국비를 지원받는 게 목적이다 보니 무조건 진도만 나간다는 겁니다.

[컴퓨터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무조건 오늘 안에 (진도를 나가야 하는) 할당량들이 있어요, 국비는. 학생들이 따라가든 못 따라가든. 회사들에서도 국비로 취업 과정을 들은 친구들은 안 뽑아주는 거예요."]

이연희(가명) 씨는 최대 3백만 원의 구직수당과 직업 알선을 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이용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연희/가명/국민취업지원제도 이용자 : "저는 희망한다고 말씀도 안 드렸는데 제 이력서가 그냥 그 회사로 넘어간 거죠. 그래서 그때 되게 당황을 많이 했어요. 저는 가고 싶지 않은 회사였으니까."]

상담기관 절반 이상이 민간 위탁이다 보니 취업률 실적 압박에 '엉터리 알선'이 이뤄지는 겁니다.

[전직 국민취업지원제도 직업상담사/음성변조 : "1년 성과에 따라서 내년에 운영할 수 있나 없나 달라지기 때문에...취업률을 높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올해 국민내일배움카드에 투입되는 예산은 1조 4천억여 원, 국민취업지원제도는 1조 2천억여 원에 달합니다.

현장K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이재섭/영상편집:이기승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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