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창의문학관_푸른 눈썹을 기억하다, - 청미동인(청미회) 동인지 「돌과 사랑」 창간호를 중심으로 - By 문학관TV]
오늘날 여성문학이라 하면 페미니즘 문학을 꼽게 된다. 여전히 사회에 가부장적, 남성중심적 체계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까, 많은 국면에서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요구하는 페미니즘 운동은 문학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여성의 해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1920년대 신여성이라 불리는 여성작가들에 의해 시작됐다. 이들은 신교육을 통해 서구 사상을 교육받고, 남녀평등을 주장하였으며, 한국의 기존의 사회체계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여성 인권의 신장을 최초로 요구하였다. 물론 한 인간으로 살아간 여성의 모습은 인류의 전 시대에 항상 있어왔다.
오늘날 페미니즘은 물론, 한국의 여성문학은 무엇보다도 이들이 마련한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 본다면 무리일까. '청미동인' 역시 한국의 여성 문학의 기틀을 잡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전까지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작가들이 ‘동인’이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인 첫 여성 동인인 '청미동인'. 6.25전쟁의 상흔, 군부 쿠테타 등, 자유가 억압되는 시기에 이념과 파벌, 경향을 초월하여 문학적 성취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이들은 '청미회'라고도 불렸다. 1963년 1월 29일 여성시인들의 순수문학 동인회(同人會)로 발족한 '청미동인'은 당시 서울신문 기자 김후란(金后蘭) 시인, 대한일보 기자 박영숙(朴永淑) 시인을 주축으로 김선영(金善英) 시인, 김혜숙(金惠淑) 시인, 허영자(許英子) 시인, 김숙자(金淑子) 시인, 추영수(秋英秀) 시인 등 7명을 시작으로 한다.
'청미동인'의 ‘청미’는 푸른 눈썹으로, 젊은 여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젊음과 여성, 어느 모로 보나 당대에는 새로움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이름인 만큼 동인지의 이름 역시 독특했다. 통상 동인의 이름으로 내던 것과 달리, 이들은 동인지의 제호를 ‘돌과 사랑’으로 내놓았다. 여기에는 동인 고문을 맡은 김남조 시인의 제안이 있었으나, 그 역시 청미동인의 성격을 읽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리라. 표지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서 표지 선정에만 예닐곱 번의 모임을 가질 정도로 「돌과 사랑」에 대한 '청미동인'의 애정은 각별했다.
「돌과 사랑」에는 동인의 신작시와 함께 ‘영국 여성문단의 흐름’ 등의 원고가 실려 있다. 여성문학의 지위와 그 독특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음이 엿보인다. 특히 동인은 한국문학 고유의 정한(情恨)을 노래한 고려가요 「가시리」로부터 허난설헌(許蘭雪軒), 황진이(黃眞伊), 신사임당(申師任堂)으로 이어지는 여성문학의 계보를 잇고자 하였으며, 당시 한국 현대시에서 사용되던 언어로부터 벗어나 서정적 시어를 통해 도심의 정서를 담아내는 ‘신서정’의 시세계를 추구하였다. 이들은 동인지 발간만이 아니라 시낭송회, 시화전 등의 활동을 통해 이러한 동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였다.
후에 박영희, 김숙자 시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이경희(李璟姬), 임성숙(林星淑) 시인이 합류함으로써 동인지 「돌과 사랑」의 이름을 「청미」로 바꾸어 발간하였고, 35년간의 활동 끝에 1998년 해산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청미동인'은 친목회로 자리하고 있으며, 회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신여성, 여성문학, 페미니즘 문학. 또다른 방식으로 여성을 언급하는 것이 어려워진 오늘날, 「돌과 사랑」은, '청미동인'은 여성이 아닌, 꿈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한다. 구체적으로 여성의 인권 신장에 대한 문제를 이들 역시 다루고 있으며, 당대에 여성으로서 요구해야할 문제들을 다룬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이들은 꿈을 잃지 않았기에 젊었고, 지금까지 '청미'라 스스로를 부를 수 있는 것이리라.
이제 '청미동인'은 희끗한 머리로 서로를 마주하리라. 혹은 서로의 면면에서 푸른 눈썹 한 올을 길어올려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무나 바래어 그 눈썹을 매만지는 것도 조심스러워 할지 모르겠다. 손대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 이들의 첫 동인지 「돌과 사랑」처럼. '청미동인'의 마음 한 켠 조차 가늠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노고가 깃든 「돌과 사랑」은 '창의문학관' 전시실에서 여전히 그 푸르름 한 올을 빛내고 있다. 최초의 여성동인지, 문학을 통해 여성의 감수성을 표현하고, 사회적으로는 여성 인권을 위해 움직였던 이들의 창간호는 새로운 문학 운동을 꿈꾸는 창의문학관의 취지에도 적합한 서적이다. 순수라는 이름을 붙이더라도 문학은 상호 소통과 교류의 창이다. 그 역할을 잃어버린다면, 문학은 스스로의 존립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새로움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있지만, 이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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