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지리산문학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계서원의 주인공 문헌공 일두 정여창선생 By 문학관TV]
정여창은 동국18현, 동방5현 중 한 분으로 조선조의 명문가 하동 정씨이다. 살아계신다면 570세. 호는 일두一蠹로, 두蠹자는 '좀 두' 자로서 선비들은 자신의 호를 낮추는 경향이 있으니 호에서도 정여창 선생의 겸손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일개 책 좀벌레에 불과한 하찮은 인간'이라며 자겸을 보인 것이다.
일두는 소학동자(小學童子)라 자칭한 한훤당과 마찬가지로 ≪소학≫으로 자신을 다스리고 실천에 힘쓰며, 성리의 근원을 깊이 탐구하고 체용(體用)의 학문을 궁구하여 도학의 실마리를 열었다. 조선말기의 최익현은 “일두는 한훤당과 더불어 ≪소학≫을 처음으로 밝혀 우리나라 도학 연원의 첫머리를 열었다”라고 하였다.
선생의 최고관직은 겨우 종5품 안의현감에 그쳤지만, 무오사화에 연루된 비참한 죽음이후 숙종 때 절의를 숭상하고 학문과 인물됨을 참작, 우의정에 추증(追贈)되었다.
일두 鄭汝昌 선생 약사
1) 1450년 세종 말엽 함양 지곡면 개평 출생
2) 사림의 영수 점필재 김종직의 문하생으로 김굉필, 김일손 등과 동문수학
3) 글공부를 싫어하던 연산군의 세자시절 스승
4) 성균관 수학 시, 성종이 성균관에 행실과 경학에 밝은 인재를 구하자 일두 선생이 제일로 천거되었다
5) 종5품 안의 현감으로 지혜롭고 어진 정사를 베풂. 경상감사가 어려운 판결이 있으면, 정여창 선생에게 자문을 구하여 판결하곤 했다.
6) 무오사화(1498)에 연루되어 9년 유배형 받고 떠난 함경도 종성 귀양살이 중에 불귀의 객이 됨. 선생의 별세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제자들이 종성에서 함양까지 2,000리 머나먼 길을 3개월 여 대장정으로 운구해 와 함양에서 장례를 치루다. 정적인 훈구파들이 김종직 문하 사림세력을 제거하는 음모에 의한 정치 희생양.
7) 종성 유배생활 6년, 55세 때인 1504년 별세하고, 후일 연산군의 발악적 폭정이 극에 달했던 갑자사화(1504년) 때는 부관참시까지 당하는 횡액을 겪어야 했다.
8) 우의정추서(1517), 문헌공 시호(1568), 문묘(성균관의 공자사당)에 종사(1610)되다.
정여창과 김일손
정여창을 논할 시엔 김일손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관계이다.
무오사화의 빌미를 제공했던 김일손은 사사되고, 정여창은 종성 땅에 유배형을 당해 6년 만에 유배지에서 객사한다. 같은 스승에게 수학한 죄로, 사림파라는 죄 아닌 죄로 인하여. 고금동서 가릴 것 없이 정치가 잘못되면 민중이 당하는 피해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범죄이자 역사의 오욕이다. 어찌해서 정여창 같은 성인반열의 현자가 귀양을 가야하는가, 객사를 해야 했던가, 선생의 주옥같던 저작들이 정실부인의 손에 의해 눈물로 불살라져 후세에 남기지 못하게 했던가...
두 사람 모두 지리산에 은거하던 사림파의 영수 점필재 김종직을 스승으로 모셨던 정여창 선생의 나이 40세(1489년) 때, 26세 청년 김일손과 함께 16일간을 두류산(지리산) 일원을 유람하며 우의와 학문의 결의를 다졌다. 아래에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내려와 화개땅을 바라보며 지은 두 사람의 두류시를 소개한다.
정여창의 두류시를 노중석 시인이 써서 지리산문학관에 기증
'두류시, 정여창'
風蒲泛泛弄輕柔(풍포범범농경유) ; 바람 속에 부들이 너울너울 가벼이 나부끼니
四月花開麥已秋(사월화개맥이추) ; 사월의 화개 땅엔 보리가 이미 추수철이구나
看盡頭流千萬疊(간진두류천만첩) ; 두류산 천만 첩을 모두 다 둘러보고
孤舟又下大江流(고주우하대강류) ; 외로운 배는 또다시 강물 따라 내려가네
'두류시, 김일손'
滄波萬頃櫓聲柔(창파만경노성유) ; 푸른 물결 넘실넘실 노 젓는 소리 부드러워
滿袖淸風却似秋(만수청풍각사추) ; 옷소매 가득 찬 맑은 바람 가을인양 서늘하다
回首更看眞面好(회수경간진면호) ; 머리 돌려 다시 보니 정말 그 모습 아름다워
閒雲無跡過頭流(한운무적과두류) ; 한가한 구름 흔적 없이 두류산을 넘어가네
일두 정여창 고택
드라마 '토지','미스터 선샤인'의 무대인 함양 일두 정여창 고택
고택이 있는 개평마을은 한옥마을로 이루어져 가볼만합니다.
문학관 오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남계서원
2019년 7월 등재로 도하 언론과 매스컴을 도배하다시피 했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계서원은 임금께서 친히 내린 편액이 걸린 사액서원으로서 소수서원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1552년 명종 7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서원이다. 선말 비리와 수탈로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한 근원으로 지목한 흥선대원군의 특단으로 1,000개가 넘게 정리한 서원철폐령에도 훼절되지 않고 존속된 47곳 서원중의 하나이다. 남계서원은 문헌공 일두 정여창 선생(1450~1504)을 배향(配享)한다. 후일 숙종 때 개암 강익 선생(1523~1567)과 동계 정온 선생(1569~1641)을 함께 합사(合祀)하고 있다.
• 있는 곳 : 경남 함양군 수동면 원평리 586번지
• 건립년도 : 1552년(명종7년)
• 지 정 :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99호(2009년 5월 26일 지정)
• 규 모 : 고가 10동
• 모셔진 분 : 일두 정여창, 개암 강익, 동계 정온
• 서원 내 문화재 :
- 일두선생 문집책판(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6호)
- 개암선생 문집책판(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7호)
• 서원은 조선시대 사학으로서 선비들이 모여서 학문을 강론하기도 하고 석학이나 충절로 죽은 사람을 제사하는 곳이다.
• 남계서원은 조선시대 두 번째로 설립된 서원으로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그를 추모하기 위하여 이 고을의 유생 개암 강익을 중심으로 30여명의 선비들이 합심하여 1552년(명종7) 남계에 건립하였다.
• 1566년(명종21) 9월 남계서원이라 사액(임금이 이름을 지어 줌)이 내려졌다.
•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 소실 된 것을 광해군 1년(1612)에 재건하였다.
• 대원군의 서원 철폐 시 훼철(헐어 내어 걷어 버림)되지 않고 존속한 47개중의 하나로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남아있던 서원으로서 지방 문화의 진흥과 교육에 큰 역할을 하였다.
• 매년 2월과 8월에 향사(제사)를 지낸다.
• 사림의 본바닥으로 자리 잡은 영남지방의 많은 서원 가운데서도 '우 함양'의 기틀을 이룬 정여창을 모신 서원이어서 오랜 세월 역사와 더불어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 정여창을 받들고 있는 서원은 전국적으로 9개소에 이른다. 그 주된 서원이 남계서원이며 종산서원[종성], 영계서원[하동], 용문서원[안의], 도산서원[거창], 인산서원[아산], 이연서원[합천야로], 경현서원[나주], 도남서원[상주]등이 있다.
남계서원(南溪書院)
이황(李滉)
우뚝한 함양은 정공의 고향이라 / 堂堂天嶺鄭公鄕 백세토록 풍화 전해 길이 덕행을 사모하네 / 百世風傳永慕芳
사당 지어 존숭함은 참으로 좋은 일이니 / 廟院尊崇眞不忝 문왕 따라 일어날 호걸들이 어찌 없겠나 / 豈無豪傑應文王
위 시는 51살 터울의 안동의, 아니 조선에 더 나아가 우뚝한 동방의 거유 퇴계 이황선생이 선생을 추모하며 남긴 시이다. 일두유집 제3권 시장(詩章)에 실려 있고, 현재의 남계서원 초입에 석비로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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