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지 않은 걸음일 수 있다면🌙척박한 얼음의 땅을 짓밟으며 나아가는 [북부대공의 순례길] A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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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땅은 기어이 얼음비를 내리기 시작했다. 산등성이를 오르면서도 기세 좋게 발굽을 구르던 윈터가 서서히 속도를 늦출 즈음이었다. 편자 속으로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들어차는지 말은 점점 더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짧은 욕설과 함께 체사리오가 말등에서 뛰어내렸다. 지난 수 년간 함께 전장을 누비던 동료이자 명마를 바라보는 그의 미간이 깊어졌다. 체사리오는 자신의 말을 잘 알았다. 똑똑하고 훌륭한 생명체다. 눈앞에 펼쳐진 새하얀 풍경만큼 곱고 흰 털을 지녔으나 그것이 윈터를 괴롭힐 이유는 되지 못할 것이다.

결심이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체사리오는 안장과 고삐, 그리고 커다란 가죽 포대에 아무렇게나 담긴 짐 꾸러미 따위를 전부 끌어내렸다. 윈터는 처음 본 때처럼 자연스러운 흰 빛으로 되돌아갔다.

"되도록이면 멀리 떠나. 그리고... 더는 인간과 얽히지 마."

흰 말은 그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분명했다. 눈에 띄게 힘이 빠진 투레질이나, 땅에 떨어진 안장을 코끝으로 툭툭 치는 모습이 그러했다. 체사리오는 그의 동의까지 바라진 않기로 했다. 충성을 바친 세월이 한순간에 버려지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지독히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콧등을 쓸어 주자, 커다랗고 맑은 검정의 눈이 눈앞의 인간을 빤히 바라보았다. 체사리오는 말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설프게 미소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영영 뒤를 돌아 나아가기 시작했다. 두번 다시 돌아볼 일은 없었다. 한 줌의 미련조차 버려야 옳았다. 다행히 말은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절뚝이는 듯한 편자 소리가 십여 분을 따라붙기는 하였으나, 그조차 땅의 빙질이 엉망이 되기 시작하자 멀어졌다.

체사리오는 침묵한 채 설산을 올랐다. 차갑게 얼어붙은 수통 하나와 말린 고기 몇 점을 제외하곤 짐덩이조차 내팽개쳐야 했다. 도저히 생명이 살 곳이 아니었다. 마물은커녕 얼음 정령조차 살아갈 수 없을 법한 이런 지역을 손수 '치하'하여 주신 아비의 얼굴이 떠오르자 만면에 살기가 머물렀다. 우습고 역겨운 것들. 그 핏덩이같은 어린 여자를 거머쥔 손도, 넝마같은 차림을 하고선 주군의 품에서 떨던 여자도.

걸음은 얼음의 땅을 부술 것처럼 거세게 이어졌다. 체사리오는 오늘을 반드시 기억하리라 마음먹었다. 옆구리에 찬 검집 속에서 날선 검이 절거덕대며 존재를 알렸다. 그 검으로 벌써 수백, 수천의 목을 베었으니 그중 하나. 아니, 둘쯤 더해진다 하여 달라질 건 없을 테다. 그리하여 오늘의 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은 순례의 걸음일 수 있다면.







- 얼음비가 내리는 북부의 땅, 오랫동안 함께한 말 윈터를 두고 설산을 오르는 발소리, 걷는 바닥마다 부서지는 얼어붙은 땅과 눈, 척박한 북부의 숲에서 불어오는 칼바람과 신비로운 마력의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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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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