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소음에 용변까지…"우린 동물원 원숭이" 빈집 는다 / SBS 8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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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아서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걸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하는데요,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떠나면서, 마을 곳곳에 빈집이 늘고 있습니다. 

유영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서울 북촌 한옥마을.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서 관광객이 다시 몰려들고 있습니다.

[북촌마을 주민 : 심할 때는 아침 6시에도 오셔서 사진을 찍고, 단체로 사진 찍으시겠다고 점프하시는 경우도 있으세요.]

쉴 틈 없이 들리는 웅성거림.

온종일 소음 공해가 말도 못 할 정도라고 합니다.

[김연주/주민 : 하루 종일 웅성웅성웅성웅성…. 한 번쯤은 소리 질러주고 싶을 때가 있어요. 나도 좀 숨 좀 쉬자.]

집 안에서 소음을 재보니 70데시벨을 넘기도 합니다.

시끄러운 도로변에 서 있는 수준입니다.

견디다 못해 이곳을 떠나는 주민이 늘면서 북촌마을 인구는 10년 전보다 30%가 줄었습니다.

[김연주/주민 : 여기에 사는 집이 거의 없어요. 우리 집하고 우리 아랫집하고 두 집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북촌마을 공인중개사 : 가회동, 사람 못 살아요. 살 수가 없는 게 진짜 동물원의 원숭이예요. 거기는.]

주민 수가 줄면서 약국 같은 편의시설도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불편해서 주민들이 또 떠나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형원/정육점 사장 : 지금 자가니까 버티고 있고요. 일단 세가 안 나가니까.]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부산 흰여울 문화마을 주민도 과도한 관광객들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송정남/주민 : 으슥한데 급하면 그냥 창문 밑에다가 그냥 볼일을 보고. 그런 일이 조금 허다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큰 것도 한 두 번 치우고.]

참다못해 마을을 떠나는 주민도 많다고 합니다.

[김갑순/주민 : (주민이) 몇 명이 없어요.]

[진순여/주민 : 지금 50%, 50% 이상이 줄어들었어요.]

남아 있는 주민들 인내심도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진순여/주민 : 진짜 흰여울 마을 폭파시키고 싶다는 말을 했더니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보고 즐기는 기쁨에 앞서 그곳 주민이 겪을 고통을 헤아리는 성숙한 관광 문화.

그리고 특별관리구역 지정 확대와 같은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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