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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어류(朱子語類)』에 의하면 ‘무’는 춤을 통하여 신을 접하기 때문에 ‘공(工)’자의 양측에 두 사람이 춤을 추는 형상인 ‘巫’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무당은 춤을 춤으로써 무아의 경지에 돌입하여 탈혼(脫魂)의 과정을 거쳐서 신과 접하게 되고 신탁(神託)을 받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무당은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고하고, 또 신의 의사를 탐지하여 인간에게 계시해주는 영매자(靈媒者)로서의 구실을 맡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 부족국가 때부터 무(巫)는 곧 ‘임금’인 동시에 신과의 교섭자였고, 그 활동은 초인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와 같은 무의 직능은 삼한 여러 나라의 천군(天君)이나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등 국가적 제천 행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무당에 관한 직접적인 기록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하는 「남해왕조(南海王條)」의 것으로, 여기에서 신라 제2대 남해왕은 차차웅으로 불렸는데, 이는 방언으로 무당이란 뜻이었다고 한다. 남해왕이 시조묘를 세워 친누이동생 아로(阿老)로 하여금 제사를 주관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고구려에도 무당이 유리왕의 득병 원인을 알아내고 낫게 한 기록이 보인다. 『고려사』에는 무당들을 모아 기우제를 지낸 기록이 자주 보이는데, 굿에 관한 가장 직접적인 기록은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수록되어 있는 장시 「노무편(老巫篇)」에 나타난다. 무당이 신이 들려 공수를 내리고 펄펄 뛰는 등의 묘사는 오늘날 중부 지역의 무속과 상통하고 있어, 적어도 고려시대에는 무속의 제의체제가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당이 점을 치고 병을 고친 기록이 남아 있는 삼국시대에도 굿을 했으리라고 추정되고, 고고학 자료에서 오늘날 무당의 방울과 비교되는 제의용 방울이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굿의 역사는 신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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