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해고 판결에도 추가 징계…논란 / KBS 2021.10.21.

[앵커]

강릉의 한 농협이 20년 넘게 일한 직원에게 한 인사 조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농협이 앞서, 해당 직원을 해고한 것에 대해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는데, 복직 이후 또다시 징계를 내렸습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 한 지역농협의 김 모 상무는 1996년에 입사해, 20년 넘게 근무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농협으로부터 자택 대기발령을 받았고, 석 달 뒤에는 해고됐습니다.

해당 농협은 김씨에게 업무와 민원인에게 소홀했다는 등의 5가지 해고 사유를 내밀었습니다.

[김 모씨/강릉 ○○농협 상무 : "저는 뭐 상상도 못 했죠. 이런 사유로 해고하는 경우도 없고, 어디를 대입해봐도 면직 규정에는 해고 사유가 안됐었거든요."]

김씨는 해고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올해 9월 1심 재판에서 부당 해고라며 복직을 판결했습니다.

농협이 제시한 해고 사유들로 김씨를 해고한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해고는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복직 이후 김 상무에게는 계약직 직원들이 주로 하는 업무가 주어졌고, 업무용 컴퓨터도 배정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해당 농협은 복직 한 달 만에 김 씨에게 정직 6개월 징계를 다시 내렸습니다.

농협 측은 김 씨에 대한 해고와 징계 조치는 농협 인사위원회의 정당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진행돼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법률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처벌이라고 지적합니다.

[박혜영/노무사 : "이 직원이 제대로 생활을 할수 있도록 유도를 하는 방식으로 (징계가) 이뤄줘야 하는데 오로지 이 직원을 자르려고 하는 징계가 아니었나."]

김 상무는 내년 6월 정년을 앞둔 자신을 농협 측이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다며, 지난 14일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밝혀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창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