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깔때기처럼 좁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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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릴 때 꿈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우주비행사, 소방관, 대통령, 의사, 강력계 형사, 권투선수, 피아노 연주자, 억만장자 등등으로 정신 없이 바뀌죠. 넌 커서 뭐가 될래? 물론 그렇게 물어보는 어른이 아이의 대답을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지만, 아이가 어떤 대답을 해도 비웃지도 않습니다. 무슨 대답을 하든 사실 가능성은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다 학교에 들어가면 그 꿈을 자꾸 좁혀갑니다. 운동, 예술, 공부 뭐 그런 식으로 분야를 한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듣게 되죠. 그러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경고를 듣게 되고요. 대학에 갈 무렵에는 이제 전공이라는 걸 정해야 합니다. 아직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 적고나 자신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정하라니 아무튼 일단 정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가고 직업을 정하는 시점에는 그야말로 한 단어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범위가 더욱 좁아집니다. 그리고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 됩니다. 예컨대 나는 구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다, 김앤장에서 부동산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영업사원이다, 추상화를 그리는 미술가다, 특허 청구 문서를 번역하는 번역가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처음 만난 사람들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1분 안에 묻는 것이 바로 직업입니다. 그걸 알아야 상대방을 알았다고 생각하죠. 이런 식으로 직업이 우리가 누구인가를 정의해 줍니다. 가족을 제외하면 알고 지내는 사람,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도 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사람들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렇게 좁고 좁은 이 직업이 나를 정의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런 것이 정말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잘 드러낸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긴 한가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닐 겁니다. 우리는 여전히 나는 이게 아닌데, 이것 이상의 존재인데, 나는 아직도 내가 하고 있는 일 말고도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이젠 영 기회가 없는 것인가? 그런 질문을 맘속에서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할 때면 마음이 상당히 불편하죠. 내가 혹시 인생의 어느 시점에 선택을 잘못한 것일까? 이제는 이 일이라고 하는 감옥에 갇혀버린 것인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그런 질문은 비단 자기가 하는 일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거나 더 이상 즐겁지 않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정점에 도달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건 우리가 본래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직업, 심지어 우리의 직급 따위로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회는 우리에게 계속 좁아지도록, 작디작은 분야에서만 놀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부모의 양육, 교육 시스템, 사회 운영 방식이 사람들을 그렇게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요, 그렇게 살 필요가 없습니다. 어릴 때 그 많았던 꿈 중에 하나만 선택해서 그것만 죽을 때까지 부둥켜안고 산다든지, 그것이 나의 감옥이 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무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나무는 자랄수록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여러 가지에서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깔때기처럼 자꾸만 좁아지는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나요?

제가 지금 직업을 바꾸라든지 하는 말을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여러분의 전공이나 직업이 여러분을 정의하도록, 여러분을 규정하도록, 여러분이 누구인지를 직업 하나 가지고, 여러분이 하는 일을 가지고 규정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여전히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십시오. 삶은 복잡다단합니다. 우리의 역할도 여기저기서 다 다릅니다.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을 열고 호기심을 가지고 따라간다면, 그리고 열정이 느껴진다면 한번 열심히 추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친구 관계도 그렇습니다. 원하지 않는 친구들과는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맞지만 나와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온라인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새로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한 번도 얼굴로 만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관계가 피상적이거나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회에는 존경할 만한 사람도 많고,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 함께 탐색해 보고 있는 그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런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자, 이런 식으로 살면 삶은 더 이상 깔때기처럼 좁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넓어집니다.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고 가졌던 허황된 꿈이나 관심이 아니라 이제 성인으로서 정보와 지식과 경험에 바탕을 둔 꿈과 관심이기 때문에 이러한 꿈과 관심은 우리의 마음에 훨씬 더 불을 뜨겁게 지핍니다. 그리고 이러한 꿈과 관심은 좋은 기회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든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 나를 규정하지 않습니다. 나를 규정하는 것은 결국 나의 꿈이 뭔가, 무엇이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바로 그겁니다. 내가 하는 일은 여전히 미래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든 나를 나답게 하는 것,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내 직업이 아니라 나의 꿈, 나의 설렘, 내 마음의 불꽃입니다. 하늘로 팔을 뻗고 자라가는 생명력 충만한 나무처럼 한 가지에서만 아니라 이 가지 저 가지에서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오늘은 어디로 내 작은 가지를 뻗어볼까 매일 탐색하는 호기심과 창조성이 넘치는 나무, 생명력이 넘치는 나무, 여러분도 그런 나무처럼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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