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의 기막힌 사연] 빗줄기 속에 찾아온 아들 / 옛날이야기 / 밤에 듣기 좋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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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야화에서 들려드리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어느 산골 마을을 지나던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그는 안성에 사는 양천일이란 사람이었는데 천안 아우내에 왔다가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내리는 비를 피해 길가 오두막집 처마 밑에 서 있던 그는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얼마 전 홀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말을 떠올렸다.
"난 네 친어미가 아니다. 주막에서 일하던 여인네가 너의 친모다. 너한테 정이 들어 돌려줄 수가 없었단다. 주막을 정리하면서 너를 데려와 지금까지 키워온 것이야. 날 용서해라."
그리고 천일이 아우내 장터 주막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어미가 잠시 맡기고 떠난 사이에 지금의 안성으로 떠나왔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눈을 감고 말았다. 오늘 천안 장터에 온 것도 친모를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삼십 년이나 지난 지금 얼굴도 모르는 친모를 찾는다는 건 솔밭에 떨어진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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