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오염된 혈액에 3만 명 이상 감염... 영국 정부 책임 인정, 피해자들에 배상

【 앵커 】
영국에서 과거 오염된 혈액에
3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중 3천 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벌어진 일인데, 영국정부는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17조 원 규모의 배상을 할
방침입니다.

원혜미 월드리포터입니다.

【 기자 】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앞.

사람들이 붉은색 옷을 입고 시위 중입니다.

오염된 혈액을 수혈받아 C형 간염이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HIV에 걸려 숨진 사람들의 유족입니다.

[대나엘라 에드거튼 / 유가족 : 오염된 혈액을 수혈받아 숨진 동생 러셀을 애도한 지 30년이 됐습니다. 비통함을 완화하고자 나왔는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영국에서 오염된 혈액과 혈액 제제 사용으로 3만 명 이상이 C형 간염이나 HIV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금까지 숨진 사람만 최소 3천 명에 달하는데 그 수는 지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감염혈액조사위원회는 현지시간 20일 지난 6년에 걸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브라이언 랭스태프 / 감염 혈액 조사위원장 : 비극적이게도 이 상황은 권위 있는 의사들과 혈액 관리센터, 역대 정부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혈액으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진 사실을 간과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헌혈자와 헌혈 제제를 엄격히 선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도 감염 사실을 은폐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정부는 혈액 스캔들과 관련한 역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에 대해 전부 배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리시 수낵 / 영국 총리 : 오늘은 영국 정부가 부끄러운 날입니다. 오늘 발표된 보고서는 수 십 년 동안 우리 국민 생활의 중심에서 도덕적 실패가 계속돼 왔음을 보여줬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10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17조3천억 원 규모의 배상액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월드뉴스 원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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