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영 /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앵커]
희귀 소아암이나 갑상선 암 치료에 쓰였던 방사성의약품 원료의 생산 과정은 매우 까다로워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었다고 하는데요. 최근 국내 연구진이 식약처 기준에 맞게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암 치료를 좀 더 저렴하고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 원자력연구원 이소영 박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하셨는데요. 먼저 방사성 원료의약품이란 무엇인가요?
[인터뷰]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설명하려면 먼저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해 말씀드려야 합니다. 방사성동위원소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반 원소와 화학적 특성이 같으나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입니다. 이런 방사성동위원소가 포함된 의약품을 방사성의약품이라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주로 갑상선 암, 신경내분비암,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약품은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으로 나뉠 수 있는데요. 완제의약품은 모든 제조공정이 완료돼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투약 될 수 있는 의약품이고요.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의 약효성분을 갖는 가장 중심이 되는 원료입니다. 암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을 방출해서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성동위원소와 암세포를 표적 하는 물질을 합성하여 제조하는 완제의약품입니다.
이때, 주요 유효 원료로써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바로 방사성 원료의약품이 됩니다.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방사성 원료의약품 '요오드-131'은 주사제로서 갑상선 암이나 희귀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의미가 큰 것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기존에 있던 난치성 암 치료제의 원료의약품을 개발했고, 생산 절차, 시설, 장비 등을 모두 갖추었고 승인까지 받을 거라 보면 될까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현재 저희가 연구용으로 국내에 공급하는 '요오드-131'과 같은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저희 기관 자체적으로 시행된 기본 시험성적서만 발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 21년부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한 원료 의약품화를 목표로 표준화된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GMP 적용 품질평가 기준과 각 항목별 시험법을 확립하였고 장기보존, 안정성, 비 임상, 독성, 약리효능시험 등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GMP 조직을 구성하고 그에 적합한 설비들도 구축하였습니다.
[앵커]
방사성 원료의약품은 현재 어떤 치료에 쓰이고 있나요?
[인터뷰]
방사성의약품 치료는 몸 안에서 특정 암세포를 찾아가 그 세포만을 치료할 수 있어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암세포에 많이 나타나는 펩타이드 수용체와 같은 표적물질에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신경내분비암, 전립선암 위주로 개발 중이며, 임상 적용 결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현재 '요오드-131'을 이용하여 소아에게 주로 발병하는 신경모세포종의 중증 치료제인 '요오드-131'은 국내 환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나요?
[인터뷰]
방사성의약품에 사용되는 방사성 원료의약품인 방사성동위원소는 시간 경과에 따라 약효를 나타내는 방사능량이 감소하여 빠른 시간내에 의약품으로 생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현재, 고방사능이 필요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 해외 공급업체 상황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저희 연구원도 자체 제조가 어려울 경우에는 외국 기관으로부터 GMP 적용 하에 생산된 '요오드-131' 원료의약품을 수입하여 완제의약품을 생산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우리가 연구원에서 방사성 원료의약품 생산을 위한 GMP 시설과 조직 그리고 제조공정과 품질 유지 전반을 관리하는 설비와 시스템을 구축하여 개발한 방사성 원료의약품은 국내 방사성의약품 제조업체에 품질이 보증된 원료를 빠른 시간 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서 치료가 시급한 환자에게 적기에 고품질의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국내 암 치료에 큰 발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방사성이라고 하면 인체에 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방사성 물질이 어떻게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방사성동위원소는 의료 분야에서 종양의 직접적인 진단과 치료나 혈액검사와 같은 체외 진단에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선은 방사성동위원소가 내는 에너지를 가진 보이지않는 광선과 같습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커서 물질을 통과하며 이온화시키는 방사선을 '이온화 방사선', 가시광선, 마이크로파, 라디오파, 적외선, 자외선같이 이온화 능력이 없는 방사선을 '비 이온화 방사선'이라 하는데요.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과 같은 이온화 방사선을 내고, 방출되는 방사선의 에너지로 종양 세포를 파괴하며 치료 효과를 내게 됩니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치료에 사용할 때는 종양의 특성, 크기, 미세 환경 등 여러 목적에 맞게 적절한 반감기, 물리적 성질, 방출하는 에너지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생명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바이오마커(Biomarker)에 대한 여러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서 이를 활용한 방사성 표적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바이오마커는 몸속 정상 세포와는 달리 종양 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단백질이나 저분자 물질로,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혈관을 통해 직접 종양 세포를 찾아가게 만듭니다. 이런 형태의 표적지향형 방사성의약품은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GMP가 적용된 방사성 원료의약품이 개발되었다 하셨는데 GMP가 무엇인가요?
[인터뷰]
건강기능식품이나, 약국에서 사는 의약품의 포장에 GMP라고 표시된 것을 보셨을 텐데요. 의약품에 적용되는 GMP는 우수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출하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필요한 시설, 환경, 조직 등에 대한 관리기준을 정한 것입니다. 국내에서 의약품 GMP에 대한 적합 여부는 식약처에서 판정해주고 있는데요. 저희 원자력 연구원은 2017년 이후 방사성 완제의약품에 대한 GMP 적합판정서를 유지하고 있고, 이번에 개발한 방사성 원료의약품에 대해서도 원료 GMP 접합 판정을 위한 허가 신청을 완료하였습니다.
[앵커]
쉽게 이야기하면 품질보증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오늘 이야기의 가장 핵심 단어가'요오드-131' 인데 이게 무엇인가요?
[인터뷰]
요오드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요오드 원소는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나 천일염에 많으며 인체 필수 영양소의 하나입니다. 요오드-131은 동위원소 생산용 원자로에서 중성자를 조사시켜 생산하며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입니다. 체내 흡수 시에 일반 요오드 원소와 마찬가지로 갑상선으로 모이는 자체 특성을 활용하여 오래전부터 갑상선 암이나 갑상선 질환 치료에 활용되어온 치료용으로 친숙한 방사성동위원소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요오드-131' 생산이 가능한 기관은 연구용 원자로를 보유한 저희 원자력 연구원이 유일합니다. 1968년부터 현재까지 직접 생산해서 주로 갑상선 치료제, 난치성 질환 치료용 방사성의약품과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용으로 국내 공급되고 있습니다. '요오드-131'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 중이며 우리 연구원만 생산할 수 있는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이기에 우선적으로 방사성 원료의약품으로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방사성 의약품들이 반감기도 있고 환자들에게 적게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요오드-131'과 같은 방사성 원료의약품은 방사성의약품과 달리 GMP 적용 의무대상은 아닙니다. 또한, '요오드-131'과 같은 액체이나 기화성이 좋은 방사성동위원소는 취급이 매우 까다로워 연구원과 같이 허가받은 시설에서만 제조 가 가능하다 보니 GMP까지 적용해서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식약처가 허가한 국내 방사성 원료의약품 GMP도 아직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제약회사나 병원에서는 GMP 적용된 '요오드-131'을 해외에서 비싸게 수입해야만 했습니다.
저희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한 원료 의약품화를 위한 국내 최초 시도로 국내 모든 방사성의약품과 동일하게 GMP가 적용된 방사성 원료의약품을 개발하고자 기존의 생산 절차와 시설을 GMP에 부합하도록 개선하여 '요오드-131'을 생산하였고, 방사성 원료의약품 품목으로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였습니다.
[앵커]
개발된 방사성 원료의약품에 대해서 상용화를 해야 한다 생각하는데 그 계획도 들려주시죠.
[인터뷰]
이번에 개발한 방사성 원료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131'이 약효를 나타내는 모든 방사성의약품 제조에 사용 가능합니다.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와 원료의약품 GMP 적합 판정을 받은 이후에는 방사성 원료의약품으로써 국내 갑상선 암 치료제와 같은 방사성 완제의약품을 개발하거나 제조하는 업체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미국이나 유럽은 방사성 원료나 방사성 완제의약품의 수입 시 모든 원료의 GMP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방사성 원료의약품의 수출 또는 수출용 완제의약품 제조업체로의 공급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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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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