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돼지곱창가게가 빼곡히 들어선 골목! 대구 안지랑 시장, 곱창골목 72시간 | KBS 2011.11.06 방송

● 곱창골목, 젊음의 거리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찾아들어 흥하게 되었다는 대구 곱창골목. 그래서 ‘젊음의 거리’라고 불리는 이곳에, 20대 젊은 사장님이 등장했다. 43개 곱창가게 중에서 최연소 사장님인 홍승파(28세)씨. 그는 직장생활 3년째에 접어들 때, 접어 뒀던 자신의 꿈을 펼치기로 했다. 8개월 동안 곱창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험을 쌓은 홍승파씨. 아버지께 빌린 돈으로 가게를 인수받아 지금은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다. 밤낮이 뒤바뀐 생활. 그 생활이 버거웠지만, 이젠 밤을 낮이라 생각한단다.
어둠이 내리면, 곱창골목은 불야성을 이룬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여고생들. 커다란 뿔테 안경과 반듯한 앞머리에 소란스러운 수다소리까지...발랄한 소녀들이 어른들 사이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돼지양념곱창이 정말 먹고 싶어서 당당하게 조퇴증까지 끊고 왔다는 우슬아 ,김가영 ,우수정(17세). 이 여고생들이 꿈꾸는 미래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평범하게 사는 것. 나이는 어리지만, 마음은 이미 다 커버린 그녀들의 수다 속에서 이 시대에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작은 세상을 만난다.

● 그들만의 생존의 방법
대구의 대표 명소, 곱창골목! 안지랑 시장에 위치한 양념돼지곱창 전문 골목이다. 이곳에서 하루 소비되는 돼지곱창은 12톤 분량. 36년 전, 먹을 것이 없어 도살장에서 버려지는 곱창을 가지고 와 팔기 시작했던 한 할머니의 도전이 지금 곱창골목의 시초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이 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약 15년 전. IMF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싸고 푸짐하게 먹을거리를 찾아온 일용직 노동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면서 형태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인근 대학생들은 물론, 수십 년 된 단골들이 찾아와 골목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죽어가는 안지랑 시장 속에서, 점점 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돼지곱창골목. 어두운 현실 속에서 43명 사장님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 곱창보다 질긴, 우리네 인생이야기
서울에서 주방장으로 잘 나가던 김영호(55세)씨. 기차에서 첫눈에 반한 아내와 함께 대구 곱창골목에 둥지를 틀었다. 큰일을 해보겠다는 꿈을 안고 내려온 지 11년째. 장사는 생각처럼 쉽지 않아 처음 2년은 하루에 불판 한 개를 닦으며 보냈다. 혼자 술 한 잔에 마음 달래며 버텨왔다는 김영호씨. 지금은 단골손님이 많아져서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불판을 많이 닦게 되었지만, 일이 고되기보다 보람 있다고 한다.
이렇게 10년은 더 버틸 거라는 김영호씨. 두 딸 대학 가르치고 출가시키고 나면, 고생한 아내를 데리고 꼭 제주도 여행을 가겠다는 작은 꿈을 안고 살아간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찾아오는 곱창골목. 매일 밤, 발 디딜 곳 없이 북적이지만 유난히 손님이 없어 보이는 한 가게. 빈 야외 테이블을 만지며 부끄럽게 서있는 신옥희(50세) 아주머니를 만났다. 붙임성 좋은 딸이 도와줄 때는 장사가 잘 됐었다. 하지만 딸이 시집가고 혼자 장사하게 되면서 남편이 일용직을 구해 나가게 될 정도로 생활이 힘들어졌다. 아주머니의 장부에 기록되는 주문 건수는 한 페이지도 안 되지만, 그래도 오늘은 단체손님을 받았다며 좋아하는 신옥희 아주머니. 손님이 적다고 불평하기보다 한 손님에게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더디지만 값진 발걸음을 떼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 [생존의 방법 - 대구 곱창골목 72시간]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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