Скачать или смотреть 리모컨 싸움 하나로 40년 부부가 갈라섰습니다

저녁 9시, 매일 반복되는 리모컨 전쟁의 시작이었습니다. 뉴스를 고집하는 68세 남편과 드라마를 놓칠 수 없는 65세 아내, 단 하나의 TV 앞에서 40년 부부의 인생이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편 도현은 은퇴한 역사교사로 40년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녁 9시 뉴스를 시청해왔습니다. 그에게 뉴스는 단순한 방송이 아닌 세상과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였고, 시간을 어기는 것은 인생의 원칙을 깨는 것과 같았습니다. 반면 아내 명숙은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시청한 드라마의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드디어 기억을 되찾는 순간을 놓칠 수 없었던 그녀에게 오늘 저녁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리모컨을 두고 벌어진 작은 다툼은 점점 커져갔고, 냉전으로 이어졌습니다.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던 그날 밤,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걱정이 된 딸 지우가 본가를 찾았고, 남편 동민과 함께 리모컨 분쟁 조정 회의를 열었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현은 새벽에 일어나 리모컨을 신문 더미 아래 숨겼고, 명숙은 스마트폰 리모컨 앱을 설치하며 맞섰습니다. 전쟁은 점점 격렬해졌고, 결국 TV는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깨진 화면 앞에서 명숙은 눈물을 흘렸고, 도현은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딸 지우의 한마디가 두 사람의 가슴을 찔렀습니다. "두 분 다 화면에만 의지했지 서로를 안 보셨어요."
TV가 사라진 집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현은 교단에서의 추억을 들려주었고, 명숙은 젊은 시절의 데이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식탁에서의 대화가 길어졌고, 거실에는 웃음소리가 퍼졌습니다. 주말에 찾아온 사위 동민이 준비한 영화 '로마의 휴일'을 함께 보며 두 사람은 첫 데이트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새로운 TV를 장만한 날, 도현은 리모컨을 명숙에게 건넸습니다. "오늘은 당신 드라마부터 봐요." 명숙은 놀라며 받아들었고, 드라마가 끝난 후 리모컨을 다시 도현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이제 뉴스 같이 봐요."
화면 속 뉴스에서는 40년 부부의 인터뷰가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이기는 게 아니라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습니다. 리모컨의 주인은 결국 누구였을까요? 어쩌면 함께 웃는 사람의 손에 있었던 게 아닐까요.


#노부부 #부부싸움 #리모컨전쟁 #결혼생활 #40년부부 #노년의사랑 #가족이야기 #부부갈등 #화해 #일상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