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흉년…벼 수급 비상에 곳곳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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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우리나라 쌀 수확량이 5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대흉년에 현장에선 수급 조절을 놓고 혼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서승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해마다 이맘때면 수확한 벼들로 창고가 가득 찼지만 올해는 절반 넘게 텅 비었습니다.

이 지역 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30퍼센트 이상 대폭 줄어든데다, 농민들이 출하마저 늦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영/금만농협 미곡종합처리장장 :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아무래도 수확량이 감소하다 보니까 농가도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출하를 안 하는 거예요?) 네."]

그렇다고 웃돈을 주고 서둘러 벼를 매입하기도 어렵습니다.

정부가 수급 불안을 이유로 공공비축미를 방출할 경우 쌀값이 크게 떨어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승운/금만농협 조합장 :"웃돈을 주고 원료곡을 확보해놨다가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풀었을 때 가격이 인하되면 그 손실을 그대로 농협의 경영부담으로 와 버리니까요."]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6.4퍼센트 줄어든 3백50만7천 톤, 지난 1968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적습니다.

우리나라 연간 쌀 소비량이 3백67만 톤임을 고려하면, 이미 16만 톤 이상 공급이 달립니다.

여름철 잦은 비와 태풍, 이상 기후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농식품부는 쌀값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공공비축미를 방출할 계획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음성변조 : "시장이 불안하거나 그러면 저희가 공공비축미를 갖고 있는 것은 충분하니까 불안하게 될 경우 필요한 때에..."]

하지만 농민단체는 가뜩이나 수확량 감소로 농가 피해가 큰 가운데, 비축미마저 풀면 손해가 걷잡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통계청 집계보다 쌀 수확량 감소가 재난 수준으로 훨씬 더 크다고도 주장합니다.

[조경희/김제시 농민회 회장 : "현장에선 20에서 30퍼센트 수확량이 감소했습니다. 쌀값을 더 떨어뜨린다는 것을 농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무조건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대흉년에 각기 다른 입장과, 혼란·상생의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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