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한국기행 - 한방 기행 4부 어머니를 위한 덩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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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는 고리봉이 우뚝 솟아 있고,
북으로는 문덕봉이 자리한 아름다운 골짜기를 지닌
남원 보련산 자락, 매촌마을.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조용한 시골 동네!
이곳에 소문난 ‘효자’가 산다?

그 주인공은 보련산 밑에 그림 같은 초가집을 짓고
89세 노모를 모시며 사는 오동섭 씨.
도시에서 사업에 실패한 후, 우연히 접한 야생 차 맛에 반해
16년 전, 고향인 이곳에 손수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사실, 동섭 씨가 사는 매촌마을은
조선 시대 작가인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의 배경으로 알려진 곳.
동섭 씨는 평소 존경해왔던 김시습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기 위해
찻잎을 덖어 동그란 덩이 형태로 숙성시키는 차를 만들어오고 있다.

가장 좋은 차를 만들어 누구보다 먼저 그가 드리는 사람은
바로 그의 어머니.
2년 전, 어머니는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다.
기억이 하나둘 잊혀 가는 어머니.
가난한 살림을 꾸리며 6남매를 키워주신 어머니이기에
효를 당연히 행하여야 한다 말하는 동섭 씨.

그는 오늘도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시장에서 ‘갈치’를 사서 찌개를 만들고,
계곡에서 어머니와 뒤늦은 휴가를 보낸다.

삶에도 때가 있다고 말하는 동섭 씨.
그래서 동섭 씨가 어머니와 보내는 이 시간은
더욱 간절하고 소중한데.

꿈에 그리던 집에서, 사랑하는 노모와 함께 만들어 가는
효자 동섭 씨의 아름다운 계절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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