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수가 더 받으려.. 방문요양 '시간 쪼개기'/ 안동MBC

2021/01/05 17:55:27 작성자 : 손은민

◀ＡＮＣ▶
코로나 19로 다들 어렵지만,
감염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는 요양보호사나
돌봄 부담이 큰 가정은
유독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문 요양 서비스를 하는 시설에서
보험급여를 더 받으려고 돌봄 시간을 쪼개서
운영하는 탓에
수급자와 요양보호사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ＥＮＤ▶




◀ＶＣＲ▶

방문요양보호사가 오전 11시,
서둘러 퇴근 체크를 합니다.

지금 돌아갔다 오후 4시에 다시 와야 합니다.

원래는 한 번에 4시간씩 일했는데
보호사를 보낸 재가노인복지시설에서
하루 돌봄 시간을 둘로 쪼갰습니다.

그러다보니 100세가 넘은 할머니에게
돌봄이 가장 필요한 식사 시간은 빠졌습니다.

◀ＩＮＴ▶김승규 씨(64)
/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의 보호자
"(원래)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서비스를 받았어요. 그런데 올해 갑자기 서비스 시간을 어느 날은 3시간 반, 어느 날은 3시간... 그러면 개인 간병으로 점심을 해결해드려야 해요."

시간을 나눈 이유는 보험 수가 때문입니다.

부분 C.G-1]
요양보호사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장기요양보험에서 급여가 나오는데,

시급 외에도 각종 수당이 포함된 탓에
같은 시간이라도 여러 번 나눠 방문할수록
수가가 더 높아집니다.//

부분 C.G.-2]
시설에서 더 높은 수가를 챙길수록
돌봄 시간은 줄어듭니다.

수급자 한 명이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급여에 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ＩＮＴ▶김승규 씨
/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의 보호자
"(원래 한 달에 돌봄 서비스를) 106시간 받았어요. 104시간이나... 그런데 지금 96시간 30분으로 줄었어요. 똑같은 돈으로... 이렇게 되면 저희는 저희대로 개인 간병비를 써야 되고..."

요양보호사도 힘들어지긴 마찬가집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다 마칠 수 없어
매번 정해진 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이 집, 저 집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몸도 고됩니다.

◀ＩＮＴ▶김미숙 지부장
/전국요양서비스노조 대구경북지부
"작년부터 쪼개기가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어요. 수가를 더 청구해서 센터장(업체)들 배는 부르고 보호자와 어르신들, 요양보호사는 피해를 보는 거죠."

C.G.]
업체 측은 보험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적자를 면하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불법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보호자가 다른 업체를 찾으면
될 일이라는 겁니다.

◀ＩＮＴ▶건강보험공단 관계자
"급여 계약은 수급자 개인이 선택해서 하는 거거든요. 이걸 (업체에) 강요하거나 강제하거나 이럴 수 있지는 않거든요. 기관을 바꿔야 하는 거죠."

요양보호사들은 수급자의 필요가 아니라
업체의 이익때문에 돌봄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