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 아쉬워한 프로레슬링 이왕표 은퇴

한국 프로레슬링의 마지막을 지켰던 이왕표가 오늘 은퇴했습니다.

박치기왕 김일의 수제자로 평생을 프로레슬링 인기의 부활에 헌신했고 최근엔 암을 이겨내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장치혁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박치기왕' 김일이 안토니오 이노키와 혈전을 벌였던 곳, 프로레슬링의 성지 장충체육관이 오랜만에 북적였습니다.

태권도복을 입고 화려하게 링에 등장해 시원한 발차기와 드롭킥을 선보였던 이왕표, 굴곡 많았던 40년 레슬링 인생을 눈물로 마감한 날이었습니다.

(인터뷰 / 이왕표)
"마지막을 은퇴경기로 장식했어야 하는데... 저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모든 무도인이 챔피언입니다."

75년 김일체육관 1기생이었던 이왕표는 자타공인 김일의 후계자였습니다.

2년 전 담도암으로 사경을 헤멨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끝내 이겨냈습니다.

2010년까지 이종격투기 스타 밥 샙과 벌인 3차례 맞대결은 레슬러 인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던 두 사람은 이제 나이를 뛰어넘은 친구가 됐습니다.

(인터뷰 / 밥 샙)
"조지 포먼이 최고령 출전기록을 세웠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이왕표는 여전히 강합니다."

김일의 제자마저 링을 떠났지만 레슬링이 지배했던 그 시절의 여운은 아직 이 곳에 남아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치혁입니다. ○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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